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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권 여행작가, "강화 DMZ 평화의 길... 불과 1.8㎞ 밖 北 주민 삶이 살아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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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1.12.2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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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연현철 기자
■ 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이호상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여행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작가님, 지난주에 ‘강화 DMZ 평화의 길’에 다녀오신다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그 곳으로 가봅니까?

▶김선권 : 사실, 다녀오기 전까지는 고성 DMZ 평화의 길과 비슷한 것 같아서 이번 주에는 다른 곳은 소개해 드릴 생각이었는데, 다녀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호상 : 가보니 조금 다르던가요?

▶김선권 : 그렇습니다. ‘고성 DMZ 평화의 길’은 모든 구간이 군 허가를 통해 군의 통제를 받으며 갈 수 있는 곳인 반면에 ‘강화 DMZ 평화의 길’은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아무 때나 개별여행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DMZ 평화의 길’ 겨울철 폐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다녀올 수 있는 곳입니다.

▷이호상 : ‘DMZ 평화의 길’이면 민통선 안에 있는 것일 텐데 개별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좀 설명해 주시죠.

▶김선권 : 강원도 고성과 달리 강화는 수도권이라서 그런지 민통선 통과 절차가 비교적 간단합니다. 간단하게 건물을 통해 들어갈 수 있어요. 그리고 민통선을 지난 듯한데 그 안에 사람이 살고 있고, 그래서 민통선 안에 들어온 것인지 아닌 것인지 좀 애매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강화 DMZ 평화의 길’ 출발지인 강화전쟁박물관에서 20분 정도를 달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일정이 시작됩니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북한까지 가장 가까운 곳은 1.8k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주 가깝죠. 전망대 전방으로 해안가를 건너 예성강이 흐르고, 우측으로 개성공단,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역을 경계로, 김포 애기봉 전망대와 파주 오두산 전망대, 일산 신시가지가 있고, 좌측으론 중립지역인 나들섬과 연백군으로 북한 주민의 생활상과 선전용 위장마을, 송악산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좋다면 개성공단의 탑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이호상 : 북한까지의 거리가 아까 1.8.km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정도면 육안으로 충분히 보이지 않을까요?

▶김선권 :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고요. 망원경으로 보면 날 좋은 날에는 집 밖으로 나와서 햇볕을 쬐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집 난방이 잘 안 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호상 : 집 안보다 집 밖이 더 따듯하단 이야기로 볼 수 있는데요. 우리는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안타깝네요.

▶김선권 :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집안이 추운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집안에 코타츠라고 하는 난방을 하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잖아요. 그들은 겨울의 낭만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집안이 추워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온돌문화는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난방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주택의 난방과 단열은 최고인 듯합니다.

▷이호상 : 맞아요. 그동안 사실 우리의 온돌문화를 너무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고, 저 역시도 겨울철 너무 집 안을 따뜻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싶네요.

▶김선권 : 그렇습니다. 평화전망대 다음 코스는 의두분초에서 불장돈대까지 걷기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촬영이 금지됩니다. 먼저 의두분초에서 예전에 군 막사로 사용하던 곳을 관람하고 의두돈대에 올라섭니다. 의두돈대는 지금도 군사시설로 이용 중입니다.

▷이호상 : 의두돈대라고 말씀하셨는데 작가님, 강화도에 가면 돈대라는 곳이 많은 것 같은데, 정확히 돈대가 무엇입니까? 어떤 곳입니까?

▶김선권 : 돈대란 주변 관측이 쉽도록 평지보다 높은 평평한 땅에 설치한 소규모 군사 기지를 말합니다. 보통 옹벽으로 둘러싼 성벽으로 만들어놨죠. 병자호란이 끝나고 강화도에 방어기지를 확충을 목적으로 돈대를 세우기 시작했는데 해안을 따라 모두 53곳의 돈대가 있다고 합니다.
의두돈대에서 내려와 철책 길을 걷게 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전혀 없는 평지 구간입니다. ‘고성 DMZ 평화의 길’처럼 남방한계선 통과나 지뢰에 망가진 포크레인 같은 이벤트는 없습니다. 그냥 평범한 철책길입니다.

▷이호상 : 그렇군요. 돈대라는 곳이 그러니까 적군의 침입을 사전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초소 이런 것으로 보면 될까요?

▶김선권 :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되겠죠.

▷이호상 :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김선권 : 거리는 강화 DMZ 평화의 길은 총 61.1km의 여정인데 이중 DMZ를 걸어서 이동하는 구간은 1.5km 정도입니다. 약 20분 정도 걷게 됩니다. 도보 구간이 지나면 다시 버스를 타고 강화도의 부속 도서인 교동도로 이동합니다.

▷이호상 : 교동도? 섬인가보죠. 교동도가 어떤 섬입니까? 처음 들어보네요.

▶김선권 : 키 큰 오동나무(喬桐)라는 뜻의 ‘교동도’는 강화도 부속 도서로 대한민국에서 18번째로 큰 섬입니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상황 때문에 섬 전체가 민통선 이북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호상 : 민통선 이북 쪽에 있다고요? 그러니까 북한 쪽에 있다는 말씀이신거죠?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강화도에서 교동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문소를 두 곳이나 통과해야 합니다. 앵커님 야간 통행금지 기억하시죠 옛날에요?

▷이호상 : 저는 그런 세대는 아닙니다만.

▶김선권 : 아니세요?

▷이호상 : 통행금지까지는 없었습니다.

▶김선권 : 옛날에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습니다. 여기는 남아있습니다.

▷이호상 : 그럼 지금도 민간인이 살고 있습니까?

▶김선권 : 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이호상 : 처음 들어보네요.

▶김선권 : 강화도와 황해남도 연백군 사이에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예전 개성 상인들은 물론 멀리는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의 중간 기착지였습니다. 그리고 섬 사이의 물살이 거세 조선 시대 때는 탈출이 어려워 유배지로 활용되었습니다. 연산군이 이 섬에 유배되어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6·25전쟁 이후, 북한 지역과 최단 거리 2.4km 안팎의 이곳은 남북 분단으로 왕래가 끊기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연백 출신의 실향민들이 고향의 연백 시장처럼 대룡시장을 만들어 현재의 골목시장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골목길 안팎의 낡고 허름한 1, 2층 건물들이 6~70년대의 형태로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옛날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드라마 세트장 같은 곳으로 이곳은 시간이 멈춘듯합니다.

▷이호상 : 시간이 멈춘 듯 한 공간. 우리가 이런 곳을 쉽게 가볼 수 있다는 것이 의아스럽네요. 요즘 핫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인가 봅니다.

▶김선권 : 네. 그래서 젊은 분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룡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데 그중 ‘강아지 떡’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호상 : 강아지 떡이요? 조금 혐오스러운 건 아니죠?

▶김선권 :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생김새는 그냥 조금 큰 인절미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강아지 떡’은 아픈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우리 쌀을 수탈하기 위하여 떡과 술을 만들지 못 하게 하였는데, 연백평야의 이북 주민들이 어린 자식에게 떡을 몰래 먹이려고 인절미 안에 팥소를 넣어 이건 인절미가 아니라 ‘갓 낳은 강아지’라고 속이고 자식들에게 먹였다고 합니다.

▷이호상 : 아픈 역사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동시 품은 떡이네요.

▶김선권 : 그렇습니다. 그런데 앵커님 혹시 강화도 사투리에 대해서 아시는지요?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호상 : 강화도 사투리가 있습니까? 이북 쪽 사투리인가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강화도 사투리는요.

▶김선권 : “어서오세요”를 강화 방언으로 “어서오시겨”라고 합니다. 보통 우리가 하는 존대의 끝에 “겨”를 붙입니다. 반말도 아니고 존대도 아닌 애매한 표현이지요.

▷이호상 : 그러게요.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강화도 사투리 처음 들어봅니다.

▶김선권 : 이런 말투가 생긴 이유는, 강화에 왕족들이 다수 귀양 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귀양 온 죄인이기에 하대해야 했지만, 왕족이기에 함부로 하대하기엔 애매한 상황이었겠지요. 그래서 하대도 존대로 아닌 애매한 어투의 강화 사투리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호상 : 연산군이 귀양 왔던 곳, 교동도…. 왕족의 귀양이 강화 백성들에게 난감한 상황을 만들었군요.

▶김선권 : 네 그랬죠.

▷이호상 : 그런 또 스토리텔링이 있었군요. 이제 강화 DMZ 평화의 길을 걷고 나서 먹으면 좋을 만한 음식을 소개해주실 시간입니다.

▶김선권 : 강화에선 갯벌장어를 드셔야죠. 강화에는 장어구이마을이 있을 정도로 장어가 유명합니다. 해안가의 바다 갯벌을 막아서 만든 갯벌어장에서 자연 순치시킨 장어인데, 갯벌 냄새와 비린내가 거의 없고, 고소한 맛과 담백한 맛이 뛰어납니다. 육질과 맛이 좋아 양념구이보다는 소금구이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호상 : 제가 요즘 몸이 허한데 장어구이 먹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가격은 비싸지 않습니까? 장어구이 비싸잖아요.

▶김선권 : 지난주에 다녀왔는데요. 키로 당 9~12만원 사이더라고요. 셋이서 2kg 시켰는데 사장님께서 3kg같은 2kg 주시겠다고 했는데 정말 셋이서 먹다가 지쳤습니다.

▷이호상 : 갯벌장어. 침이 넘어가네요. 작가님 오늘 말씀 고맙고요. 다음 주에 더 좋은 곳 소개해주시죠.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빨리 코로나19가 종식이 되어서 마음 놓고 편안하게 마스크 벗고 이런 좋은 곳에 가서 힐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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