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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권 여행작가, "여름에 춥고 겨울에 따뜻…신비로운 밀양 얼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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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현철 작성일2021.06.1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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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권 여행작가, "여름에 춥고 겨울에 따뜻…신비로운 밀양 얼음골"

■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 2021년 6월 10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이호상 : 매주 목요일에 전해드리는 코너죠. '주말여행 스케치'.오늘도 여행전문가입니다. 김선권 작가님 연결돼있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작가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제 7월부터 정부가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서 해외 단체 여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반가운 소식이 아닌가 싶은데.

▶김선권 : 정말 반가운 이야기인데, 저는 아직 백신을 맞으라 소리가 없더라고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호상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님도 해외 여행 자주 가셨겠죠?

▶김선권 : 1년에 3~4번은 나갔었는데, 지금 2년 째 못나가고 있습니다.

▷이호상 : 해외여행 빗장이 완전히 풀리면 이 코너를 통해서도 해외여행지도 좀 소개 좀 해주시죠.

▶김선권 : 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호상 : 알겠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요?

▶김선권 : 지난번에 울릉도를 소개하면서 여름철에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천연냉장고라고 불리는 풍혈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시원한 바람을 넘어서 여름철에 얼음이 어는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호상 : 시원한 천연 동굴까지는 들어봤는데요, 얼음이 실제로 언다고요?

▶김선권 : 네, 한여름에 얼음이 얼고 한겨울에 따스한 바람이 부는 밀양 얼음골로 가보겠습니다.

▷이호상 : 밀양의 얼음골.

▶김선권 :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에 있는 해발 1,189m의 재약산 북쪽 중간 해발 600지점에 있는 얼음골 계곡은 더위가 시작되면 살얼음이 끼기 시작해서, 8월이면 계곡 바위틈마다 석류알 같은 얼음이 박히며, 보통 이런 현상은 9월까지 계속됩니다. 처서(處暑)가 지나 찬 바람이 불면 얼음이 녹고, 겨울이면 바위틈에서 15℃ 내외의 따뜻한 공기가 새어 나오는 이상기온 현상이 일어나는 신비로운 골짜기입니다. 종소리 나는 만어사의 경석 그리고 국가에 큰일이 있을 때 결로현상을 보이며 마치 땀을 흘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표충비각과 더불어 밀양의 3대 신비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호상 : 정말 신기하네요. 한 여름에는 얼음이 얼고, 또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분다, 밀양 얼음골. 아주 신비로운 곳이군요.

▶김선권 : 제가 밀양 얼음골에 갔던 날은 수은주가 34도까지 올라가며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습니다.

▷이호상 : 무척 더운 날일텐데 밀양 얼음골에 들어가려면 그럼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오리털파카를 들고가야 하지 않을까요.

▶김선권 : 그렇지는 않습니다. 얼음이 어는 곳은 온도가 낮고 찬바람이 부는 정도여서 오리털파카는 필요없습니다. 상당히 더운날이었는데요. 주차장에 온도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주차장 온도와 얼음골 온도를 알려줍니다. '주차장 온도 34도' '얼음골 온도 0도'. '주차장 온도'에는 동의하지만 얼음골에 다다를 때까지 '얼음골 온도 0도'에는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 '0도'라는 게 말이 안 된다잖아요.

▷이호상 : 그렇죠. 주차장 온도는 34도인데, 얼음골 온도는 0도이다. 이게 가끔 저도 단양에 고수동굴 가보거든요. 여름철에 시원하게. 사실 그럼 진짜 반팔이나 민소매를 입고 가면 한참 안에 들어가 관람을 하면 춥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곳은 진짜 추울 것 같은데요. 동의하기 어려운데, 이해가 잘 가지 않아요.

▶김선권 : 누구라도 동의하기 어렵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그런 말이 안 되는 상황을 보고 느끼기 위해서 얼음골로 가는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책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들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즐기려는 게 목적이었겠죠.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가는 길은 포장도로로 평탄한 길이에요.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평탄했던 포장도로는 매표소를 지나며 돌길로 바뀝니다. 산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약수터는 목을 축이러 온 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얼음골 가는 길에 있는 약수에 걸맞게 상당히 시원하고 물맛에서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이호상 : 작가님, 그러면 산책로 길이가 어느정도 될까요?

▶김선권 : 그리 길지 않아요. 거기서 직선 거리로 400m라고 하거든요. 주차장에서 직선거리로 400m니까 돌아돌아 가도 1km가 채 되지 않겠죠.

▷이호상 : 뜨거운 여름날, 산책로를 걷다가 말씀하신대로 시원하고 청량감 느껴지는 약수 한모금 들이키고 얼음골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산행하는 사람은 다 알만한 시원함인데. 그냥 물이 솟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물이 뽀글뽀글 소리를 내면서 나와요. 얼음골로 올라가는 길 중간쯤에 천황사라는 사찰이 있습니다. 천황사에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사자를 조각한 대좌가 있는 석조 비로자나불상이 있습니다. 천황사 대광명전에 모셔져 있는 보물 제1213호 밀양 천황사 석조 비로자나불상의 대좌는 상대, 중대, 하대의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하대에 11마리의 사자가 조각되어 있고, 상대는 둥근 원판형 윗부분을 약간 높여 정교한 연주문(連珠紋)을 새기고 그 아래에 연꽃무늬를 2겹으로 조각하였습니다. 중대에는 두 줄의 띠를 새겨 넣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태라고 합니다. 천황사를 지나면 산의 기운이 확 달라집니다. 비교적 평탄했던 길이 끝나고 돌계단이 시작되는 순간 찬바람이 여행객을 반겨줍니다. 주차장의 그 어마어마했던 34도라는 온도는 여기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항상 찬 바람만 부는 것은 아닙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찬 바람이 부는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가 반복됩니다.

▷이호상 : 천황골을 지나야 얼음골로 들어가는군요.

▶김선권 : 네. 돌계단을 지나면 나무데크길이 나옵니다. 사람에 따라서 나무데크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합니다. 자연 파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제 생각에는 사람의 이동 경로를 제한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얼음골이 가까워지며 돌 틈에서 나오는 찬 바람의 기운이 강해집니다. 얼음골에 처음 갔던 날은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에 매료되어 다음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 반나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빙지에 도착하면 정말로 얼음이 있습니다. 불과 400m 떨어져 있는 주차장 온도는 34도인데 이곳에는 얼음이 얼어있습니다. 그런데 얼음이 있는 곳을 펜스로 막아놓고 CCTV를 통해 밀양시청에서 실시간으로 감시를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막대기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얼음을 훼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음은 한번 훼손되고 나면 다시는 결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경이로운 광경을 제발 눈으로만 보고 마음에만 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호상 : 가끔 보면 이렇게 몰지각한 시민들이 좀 있습니다.

▶김선권 : 안타깝죠.

▷이호상 : 시민의식이 결여된 여행객들이 있을텐데. 그런데 정말 궁금한게 여름에 왜 여기에 얼음이 어는걸까요? 이유가 있습니까? 밝혀졌나요?

▶김선권 : 얼음이 어는 원인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이 있는데, 그냥 현상에 과학적인 내용을 억지로 꿰어맞춘 엉성한 설명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학적으로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호상 : 과학적으로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

▶김선권 : 여름철에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곳을 풍혈이라고 하는데 이런 지역은 기본적으로 작은 바위가 겹겹이 쌓여있는 지형입니다. 돌 틈에 있는 바람이 지나가는 길이 매우 길어야 하고, 좁고 넓고를 반복하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어야 합니다. 마치 에어컨 실외기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에어컨 실외기 보면 관이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잖아요. 바람이 에어컨 실외기 같은 바람길을 지나며 단열팽창을 반복하면서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단열팽창으로 얼음이 어는 것은 설명할 수 있지만, 겨울에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은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따뜻한 바람이 나오기 위해서는 단열팽창의 반대인 단열압축이 일어나야 하는데, 같은 바람길에서 단열팽창과 단열압축이 동시에 발생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과학으로도 명쾌하게 풀 수 없는 현상을 억지로 설명하기보다는 얼음골의 신비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호상 : 이게 어쩌면 사실은 작가님 과학적으로 또 증명을 해 놓으면, 신비롭지가 않지 않습니까?

▶김선권 : 그렇기도 하죠.

▷이호상 : 이런 것은 사실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것도, 우리 여행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갑자기 해보게 되네요.

▶김선권 : 네, 신비로움이 매력이라는거고요.

▷이호상 : 그렇죠. 작가님 시간 때문에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얼음골 간단히 소개해주시고, 먹거리도 소개해주시죠. 오늘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김선권 : 네. 알겠습니다.

▷이호상 : 네.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여행 작가 김선권 작가였습니다. 오늘은 '밀양'. 경남 밀양에 있는 '얼음골'로 가봤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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