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권 여행작가, "진안 마이산서 '벚꽃 엔딩'…신비로운 돌탑 구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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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현철 작성일2021.04.15 댓글0건본문
■ 출 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 행 : 연현철 기자
■ 2021년 4월 15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연현철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시간입니다.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연현철 :작가님, 오늘 소개해주실 곳은 어디인가요?
▶김선권 : 앵커님, 올해 벚꽃 구경 많이 하셨는지요.
▷연현철 : 올해도 역시 코로나 때문에 차를 타고 둘러보는 정도에 그쳤는데, 어떤 점 때문에 그러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선권 : 봄을 알리며 활짝 피었던 벚꽃이 주초에 내린 비로 벚꽃 엔딩을 고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서울은 물론 강원도 춘천 그리고 화천 등에 피어났던 벚꽃이 다 지고 나서 그제야 벚꽃이 피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연현철 : 강원도 춘천과 화천, 이 쪽지역은 날이 좀 쌀쌀해서 벚꽃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마지막에 벚꽃이 피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북한 땅이 아니면 없을 것 같은데요.
▶김선권 : 한군데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남쪽입니다. 매년 4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벚꽃이 만개하는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으로 가 보겠습니다. 진안 마이산은 1억 년 전 퇴적층이 쌓인 호수 바닥이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라 생성된 마주한 두 봉우리의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이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의 걸작으로 그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고원 지대에 있는 마이산 안쪽 길과 산중 저수지 탑영제에 피는 벚꽃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벚꽃길로 칠 정도로 늦게 핍니다. 심할 때는 부처님오신날까지 벚꽃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등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을 선사하기도 하죠. 올해 지금껏 벚꽃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벚꽃 엔딩으로 딱 좋은 곳입니다. 거리는 편도 4km 정도인데, 경사가 완만하여 그리 힘들지는 않으며,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연현철 : 연등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다니 처음 들었는데요. 전라북도인데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피는 이유가 고원 지대기 때문이라고요?
▶김선권 : 잘 알고 계시겠지만 무진장이란 원래 불가에서는 엄청나게 많아 다함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조금 다르게 사용됩니다. 전라북도의 최고 오지인 무주, 진안 장수의 이 세 곳의 첫 글자를 따서 오지 중의 오지를 표현하는 무진장입니다. 실제로 이 지역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운영사의 이름도 무진장교통입니다. 이렇게 오지였던 이유는 고원 지대라서 접근성이 나빴기 때문이죠. 진안 마이산은 벚꽃길도 멋지지만, 마치 시멘트를 발라놓은 듯한 거대한 역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제 지인은 마이산 자체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았답니다. 하긴 인위적으로 수많은 돌탑을 쌓아 올린 마이산 탑사의 풍경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탑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탑사의 명성에 걸맞게 돌탑 쌓기 체험장이 있습니다.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연현철 : 돌탑은 탑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산길에서 볼 수 있는듯합니다.
▶김선권 :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고난을 많이 겪어서 소망이 많아진 민족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탑사에 도착하면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돌탑의 위용에 압도되고 맙니다. 다양한 크기의 돌에 돌을 포개 얹어 쌓은 크고 작은 돌탑이 80여 개 옹기종기 모여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 마이산 탑사에는 높이 15m, 둘레 20여m에 이르는 거대한 돌탑이 즐비합니다. 신기한게 접착제를 쓴 것도 아니고, 시멘트로 발라 굳힌 것도 아니며, 더더구나 홈을 파서 서로 끼워 맞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1백여 년의 풍상 속에 태풍에도 끄떡없이 견뎌서 버티고 서있는 신비로운 돌탑입니다.
▷연현철 : 어쩌면 그럴 수 있죠? 그냥 돌을 얹어서 쌓은 탑이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딘다고 정말 신비로운 생각이 듭니다.
▶김선권 : 또 한 가지 신비로운 생각이 드는데요. 계절적으로 지금과 맞지는 않지만 마이산 탑사에는 역고드름이 있습니다. 고드름이 보통은 위에서 아래로 물이 떨어진게 얼어서 생기잖아요? 그런데 겨울에 기도를 드리려 떠 놓은 정화수 그릇에서 고드름이 아래서 위로 뻗쳐 오릅니다. 특이한 경우가 되겠죠.
▷연현철 : 정말 신비로움이 가득한 마이산입니다. 진안 탑사에 가면 근처에서 이런건 꼭 먹어봐야 한다. 이번엔 먹거리를 알아볼까요?
▶김선권 : 일단 이곳은 섬진강 발원지입니다. 탑사 안에 섬진강 발원지가 있으니까 섬진강 발원지의 물 한잔은 마셔야 하고요. 진안의 대표적인 토속음식 애저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앵커님 혹시 애저라고 들어보셨나요?
▷연현철 : 저는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애저라는 음식이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김선권 : 애저탕은 생후 2개월 이내의 어린 돼지를 통째로 백숙으로 고아내는 전라북도 진안의 토속음식입니다.
▷연현철 : 통째로 백숙으로 고아내요?
▶김선권 : 네. 워낙 독특한 음식이기에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많습니다. 예전에 진안 출신의 국회의원이 추석 선물로 동료들에게 애저를 선물로 보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상자 속에는 죽어있는 아기 돼지가 다소곳이 누워있었고, 국회의원의 선물이기에 큰 기대를 하고 포장을 열었다가 사람들은 큰 기대 이상의 경악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애저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부자들이 옛날에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개발한 음식이라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드럽고 연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애저를 탕으로 끓여 부모님을 봉양한 것이라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애가 슬플 애자에, 저가 돼지 저자. 그래서 슬픈 돼지 요리란 뜻이며, 배고팠던 시절에 돼지 키우는 농가에서 어미 돼지 안에 아기 돼지를 버릴 수 없어서 요리로 해 먹었다 합니다. 저는 어찌 생각하면 잔인하고 비인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음식을 몇 번 접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애저탕 살코기는 크림처럼 부드럽고 국물은 마치 곰탕 국물처럼 걸쭉했습니다. 야들야들한 고기가 거의 정리되어 갈 무렵 묵은지를 넣어 끓여 냅니다. 흔한 말로 국물 맛이 아주 환상적입니다.
▷연현철 : 벌써부터 군침이 넘어가는데요. 먹거리 소식까지 잘 들었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연현철 : 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선권 여행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진 행 : 연현철 기자
■ 2021년 4월 15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여행스케치
▷연현철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시간입니다.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연현철 :작가님, 오늘 소개해주실 곳은 어디인가요?
▶김선권 : 앵커님, 올해 벚꽃 구경 많이 하셨는지요.
▷연현철 : 올해도 역시 코로나 때문에 차를 타고 둘러보는 정도에 그쳤는데, 어떤 점 때문에 그러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선권 : 봄을 알리며 활짝 피었던 벚꽃이 주초에 내린 비로 벚꽃 엔딩을 고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서울은 물론 강원도 춘천 그리고 화천 등에 피어났던 벚꽃이 다 지고 나서 그제야 벚꽃이 피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연현철 : 강원도 춘천과 화천, 이 쪽지역은 날이 좀 쌀쌀해서 벚꽃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마지막에 벚꽃이 피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북한 땅이 아니면 없을 것 같은데요.
▶김선권 : 한군데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남쪽입니다. 매년 4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벚꽃이 만개하는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으로 가 보겠습니다. 진안 마이산은 1억 년 전 퇴적층이 쌓인 호수 바닥이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라 생성된 마주한 두 봉우리의 모양이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이 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의 걸작으로 그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고원 지대에 있는 마이산 안쪽 길과 산중 저수지 탑영제에 피는 벚꽃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벚꽃길로 칠 정도로 늦게 핍니다. 심할 때는 부처님오신날까지 벚꽃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등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을 선사하기도 하죠. 올해 지금껏 벚꽃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벚꽃 엔딩으로 딱 좋은 곳입니다. 거리는 편도 4km 정도인데, 경사가 완만하여 그리 힘들지는 않으며,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연현철 : 연등과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다니 처음 들었는데요. 전라북도인데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피는 이유가 고원 지대기 때문이라고요?
▶김선권 : 잘 알고 계시겠지만 무진장이란 원래 불가에서는 엄청나게 많아 다함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조금 다르게 사용됩니다. 전라북도의 최고 오지인 무주, 진안 장수의 이 세 곳의 첫 글자를 따서 오지 중의 오지를 표현하는 무진장입니다. 실제로 이 지역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운영사의 이름도 무진장교통입니다. 이렇게 오지였던 이유는 고원 지대라서 접근성이 나빴기 때문이죠. 진안 마이산은 벚꽃길도 멋지지만, 마치 시멘트를 발라놓은 듯한 거대한 역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제 지인은 마이산 자체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았답니다. 하긴 인위적으로 수많은 돌탑을 쌓아 올린 마이산 탑사의 풍경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탑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탑사의 명성에 걸맞게 돌탑 쌓기 체험장이 있습니다.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연현철 : 돌탑은 탑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산길에서 볼 수 있는듯합니다.
▶김선권 :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고난을 많이 겪어서 소망이 많아진 민족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탑사에 도착하면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돌탑의 위용에 압도되고 맙니다. 다양한 크기의 돌에 돌을 포개 얹어 쌓은 크고 작은 돌탑이 80여 개 옹기종기 모여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 마이산 탑사에는 높이 15m, 둘레 20여m에 이르는 거대한 돌탑이 즐비합니다. 신기한게 접착제를 쓴 것도 아니고, 시멘트로 발라 굳힌 것도 아니며, 더더구나 홈을 파서 서로 끼워 맞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1백여 년의 풍상 속에 태풍에도 끄떡없이 견뎌서 버티고 서있는 신비로운 돌탑입니다.
▷연현철 : 어쩌면 그럴 수 있죠? 그냥 돌을 얹어서 쌓은 탑이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딘다고 정말 신비로운 생각이 듭니다.
▶김선권 : 또 한 가지 신비로운 생각이 드는데요. 계절적으로 지금과 맞지는 않지만 마이산 탑사에는 역고드름이 있습니다. 고드름이 보통은 위에서 아래로 물이 떨어진게 얼어서 생기잖아요? 그런데 겨울에 기도를 드리려 떠 놓은 정화수 그릇에서 고드름이 아래서 위로 뻗쳐 오릅니다. 특이한 경우가 되겠죠.
▷연현철 : 정말 신비로움이 가득한 마이산입니다. 진안 탑사에 가면 근처에서 이런건 꼭 먹어봐야 한다. 이번엔 먹거리를 알아볼까요?
▶김선권 : 일단 이곳은 섬진강 발원지입니다. 탑사 안에 섬진강 발원지가 있으니까 섬진강 발원지의 물 한잔은 마셔야 하고요. 진안의 대표적인 토속음식 애저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앵커님 혹시 애저라고 들어보셨나요?
▷연현철 : 저는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애저라는 음식이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김선권 : 애저탕은 생후 2개월 이내의 어린 돼지를 통째로 백숙으로 고아내는 전라북도 진안의 토속음식입니다.
▷연현철 : 통째로 백숙으로 고아내요?
▶김선권 : 네. 워낙 독특한 음식이기에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많습니다. 예전에 진안 출신의 국회의원이 추석 선물로 동료들에게 애저를 선물로 보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상자 속에는 죽어있는 아기 돼지가 다소곳이 누워있었고, 국회의원의 선물이기에 큰 기대를 하고 포장을 열었다가 사람들은 큰 기대 이상의 경악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애저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부자들이 옛날에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 개발한 음식이라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드럽고 연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애저를 탕으로 끓여 부모님을 봉양한 것이라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애가 슬플 애자에, 저가 돼지 저자. 그래서 슬픈 돼지 요리란 뜻이며, 배고팠던 시절에 돼지 키우는 농가에서 어미 돼지 안에 아기 돼지를 버릴 수 없어서 요리로 해 먹었다 합니다. 저는 어찌 생각하면 잔인하고 비인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음식을 몇 번 접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애저탕 살코기는 크림처럼 부드럽고 국물은 마치 곰탕 국물처럼 걸쭉했습니다. 야들야들한 고기가 거의 정리되어 갈 무렵 묵은지를 넣어 끓여 냅니다. 흔한 말로 국물 맛이 아주 환상적입니다.
▷연현철 : 벌써부터 군침이 넘어가는데요. 먹거리 소식까지 잘 들었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연현철 : 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선권 여행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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