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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권 여행작가, "청주 정북토성서 느끼는 텅 빈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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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하 작성일2020.11.2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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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여행스케치 시간입니다. 전국 여행지 곳곳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여행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여행작가와 연결돼있습니다. 김 작가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십니까.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작가님, 정말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아서 말이죠. 작가님이 소개해주시는 곳곳을 빨리 좀 가보고 싶은데,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일단 머릿속이라도 라디오를 통해서라도 여행을 떠나보죠. 오늘은 어디를 좀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선권 : 지난주에 산성에 이어 오늘은 토성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사진 애호가와 젊은 연인들 사이에 사진 명소로 많이 알려진 곳, 청주 정북동 토성입니다.

▷이호상 : 아, 지난 시간 청주 상당산성에 이어서 이번엔 정북동토성, 저도 많이 들어보고 사실은 보도도 해봤는데 벌써부터 긴장이 되는데요, 어떤 곳이 소개해주시죠.

▶김선권 : 네, 청주 미호천 변 평지에 자리한 675m 둘레의 네모꼴 토성입니다. 정북동 토성은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지만, 토성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소나무 뒤로 넘어가는 해넘이가 아름다워 많은 분 들이 인생 사진을 찍으러 오는 곳입니다. 미호천이 흐르는 비옥한 평야에 흙으로 올린 정북동 토성은 2~3세기경 지은 것으로 추정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풍납동 토성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입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성의 바깥쪽에 해자가 있습니다. 해자는 성의 방어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설로 인공적으로 만든 물웅덩이를 말합니다. 원래는 너비가 25m나 되었었다고 하는데 오랜 세월 흐르면서 자연에 의해 깎이고 무뎌지면서 지금은 길고 좁은 물길만 남아 있습니다. 성벽의 중앙에는 문이 있는데요, 특히 남문과 북문은 성벽을 어긋나게 만들어 옹성의 구실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정북동토성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넓은 운동장처럼 잔디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고요함과 적막함이 가득한 곳입니다.

▷이호상 : 고요함과 적막함이 흐르는 곳이다...

▶김선권 : 보통 성(城)이라고 하면 돌로 쌓아 올린 성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곳은 성이라는 생각보다는 흙으로 만든 무슨 제방 아닌가 싶은 곳으로 이런 토성에서도 전투를 했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지요. 높이가 불과 2~3m밖에 되지 않는 낮은 성에서 도대체 무얼 어떻게 지켰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호상 : 지금은 그렇지만 과거에 전투가 있었다면 지금 2~3m보다는 더 높았을 것 같은데요?

▶김선권 : 저도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의 높이로는 방어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예전에는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 당시 무기의 성능을 생각하면 이 높이에서도 방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약 1800년이 넘는 역사를 감내한 토성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이었습니다. 그냥 시골 동네였죠. 나무가 빽빽하던 토성은 2000년대 초반부터 청주시가 이곳을 정비하기 시작하면서 본모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다섯 그루의 나무가 토성과 어우러진 풍광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이 곳에 가시면요. 흙의 질감을 느끼며 성곽길 걷기를 한번 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토성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세요. 경치가 마음에 드는 곳이 나오면 앉아서 가만히 계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곳은 처음에 도착해서 ‘뭐 이렇지?’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 곳입니다. 위에서 언급하셨던 것처럼 야트막한 언덕과 소나무 외에는 눈에 띄는 게 거의 없거든요.

▷이호상 : 그러니까 이게 사전지식이 없다면 여행지를 가면 일반 공터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는 말씀이신거죠?

▶김선권 : 네, 공터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요. 사전지식과 관계 없이 그냥 가서
제가 이달 초에 다른 여행작가 한 분을 모시고 이곳에 왔었는데, 그 작가가 하는 말이 ‘처음에는 왜 이런 곳을 데리고 왔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더니 잠시 후 토성 위에 올라앉아 명상에 잠기는 듯한 표정을 짓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제게 말하더라고요. ‘작가님 여기 몽골에 온 것 같아요, 무언가가 마음속에 가득해지네요’ 어쩌면 그 작가도 아무것도 없는 듯한 그곳에서 저처럼 무언가를 발견했나 봅니다. ‘텅 빈 충만’ 저는 이곳 정북동 토성을 ‘텅 빈 충만’으로 정의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그런 장소거든요.

▷이호상 : 비어있지만 무엇인가 충만한 느낌. 상당히 역설적인 표현인데 말이죠.

▶김선권 : 네, 토성은 풍경에도 깊이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다져진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는 곳이에요. 이곳의 풍경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으시면 오전보다는 오후에 특히 해가 저물기 직전에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토성과 소나무가 화려한 해넘이와 어우러져서 멋진 인생사진을 남겨주고 날씨가 흐릴 때 토성에 올라앉아 있으면 아득한 시간 저편에서 쇠락하고 다시 번성했던 토성 흥망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호상 : 작가님 말씀 들어보니 청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데요,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는 것도, 정북동 토성을 아마 웬만한 청주시민들이 들어보셨을 텐데 직접 가보신 분이 몇 분이나 계실까 저부터도 반성하게 되네요.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고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걸 몰랐네요. 작가님, 이 정북동 토성 근처에 가면 먹거리가 있습니까?

▶김선권 : 이게 좀 애매하긴 해요. 왜냐하면 정북동 토성 근처에 아무것도 없이 허허벌판입니다. 차로 10분 정도는 나와야지 건물다운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가면 여기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서문시장 삼겹살 골목으로 갑니다. 청주는 아주 오래전부터 삼겹살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친 기록도 있고, 1970년대 말에는 시오야키라고 하는 강장에 절인 삼겹살 요리와 삼겹살과 함께 먹는 메뉴인 파무침이 청주에서 최초로 개발됐습니다.

▷이호상 : 작가님, 청주에 대해서 많이 알고 계시네요. 작가님 말씀 들어보니까 이렇게 청주가 역사가 있고 깊이가 있는 곳에 살고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가님, 시간 때문에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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