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3월 중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에 경찰이 최고 수위 비상근무인 '갑호 비상' 발령을 검토 중입니다.

선고 당일 발생할 수 있는 탄핵 찬반 진영 간 충돌이나 대규모 사태를 막을 경력이 불가피해서인데, 충북경찰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장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최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선고 당일 경찰청에 갑호비상 발령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갑호 비상은 경찰관들의 연가를 중지하고, 가용 경찰력을 100%까지 동원하며, 지휘관과 참모도 정위치 근무에 들어가는 최고 수준의 비상단계입니다.

경찰은 선거나 재난 상황 등에 대비하는 갑호 비상은 여러 차례 내린 적 있지만, 집회·시위로 인한 발령 사례는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이후 없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대규모 과격 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엔 갑호 비상을, 다른 지역엔 을호 비상을 발령한 바 있습니다.

이번 갑호 비상은 서울에 한정돼 내려질 가능성이 크지만, 충북 등 다른 각 시도청에도 이에 준하는 비상령이 발령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처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폭력을 모의하는 정황이 여러 번 포착된 만큼 경찰력을 최대한 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충북청이 기동대 1개에서 2개 중대를 수시로 서울로 지원해 온 점도 고려했을 때 선고일 경력 동원은 불가피합니다.

현재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앞서 탄핵심판을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7회 변론 후 14일 만에 선고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회 변론 후 11일 뒤 탄핵됐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비교적 사실 관계가 명확하고, 쟁점도 많지 않아 변론 종결 2주 뒤인 3월 중순쯤 파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선고일 경력 지원 규모는 하루에서 이틀 전에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상부 지침은 없지만,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BS 뉴스 장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