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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혁연 초빙교수 "진천 강화학파 최명길, '권도'의 마음으로 병자호란 주화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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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3.03.1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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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조혁연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2023년 3월 16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라디오 충북역사 기행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호상 : 라디오로 떠나는 충북역사기행시간입니다. 오늘도 조혁연교수님, 연결돼있습니다. 조 교수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조혁연 : 네 안녕하세요.

 

▷이호상 : 오늘은 조선 중기에 학자이자, 외교관이라고 할까요? 최명길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최근 도내 정치권에서도 병자호란, 주화론자 최명길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 준비해주셨다고요?

 

▶조혁연 : 오늘 내용은 정치적인 접근이 아니라 순전히 학문적인 접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봤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최명길의 경세가와 인간적인 측면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호상 : 사실 최명길하면 조선 중기의 학자이고 앞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외교관이라고 할까요? 영화 남한산성 보신 분들 꽤 계실 것같은데 남한산성에서 최명길이 주목을 받았죠? 최명길 대충 알고 있습니다만 교수님, 어떤 분인지 다시 한 번 소개 좀 해주시죠. 

 

▶조혁연 : 조선후기 인조 때 문신인 지천 최명길은 말년에 우리고장 진천에 거주했고요, 지금은 청주 북이면 대율리에서 영면하고 있는 우리고장의 인물입니다. 그는 인조반정 1등공신이면서 청나라에 붙들려가 옥살이를 하는 등 굴곡 많은 생을 살았습니다. 학문적으로는 양명학을 수용했는데 훗날 보재 이상설, 위당 정인보를 배출한 ‘진천 강화학파’의 비조가 됩니다.

 

▷이호상 : 저는 그냥 청주 분이신줄 알았는데 진천에서 거주를 또 하셨었군요. 우리가 최명길하면 병자호란때 청나라에 대응해서 주화파라고 알고 있는데 그 당시 사실 급박했던 전세때문에 주화론을 즉흥적으로 주장했다는 주장도 있었고요. 어떤 사상을 배경으로 최명길은 주화론을 주장을 했을까요?

 

▶조혁연 : 최명길은 청나라 군대가 남한산성을 포위하자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성리학 개념의 하나인 ‘권도 사상’을 바탕으로 한 병자호란 주화론을 주장했습니다. ‘권도’는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상황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방도를 의미하는데요. 권도는 <논어>에 처음 등장하는 표현으로 공자가 그 개념을 처음 제시했고, 맹자가 이를 정립했습니다. 

 

▷이호상 : 사실 좀 어려운데 성리학개념에서 권도사상, 사실 잘 모르는데 이게 권도사상이 어떤 것이고 또 유교경전 맹자와 제나라학자 순우곤이 나누는 대화가 등장한다는데 어떤 내용일까요?

 

▶조혁연 : 맹자와 제나라 학자인 순우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대화는 순우곤이 묻고 맹자가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순우곤이 묻습니다. “남녀가 서로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까?” 맹자가 대답합니다. “그렇다.” “그러면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을 건네줘야 합니까?” 그러자 맹자가 “형수가 물에 빠졌는데 안 건네는 건 이리나 승냥이 따위가 하는 짓이다. 남녀가 손을 잡지 않는 것은 예의이고, 형수를 손으로 건져내는 것은 권도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또 묻습니다. “천하가 물에 빠져있는데 왜 안 건지십니까?” 그러자 맹자가 답을 합니다. “천하가 물에 빠지면 도로 건져내고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건져내는 것이죠. 선생님께서는 손으로 천하를 건져내십니까?”이렇게 답을 합니다.

 

▷이호상 : 교수님, 알 듯 모를 듯 앞서 표면적으로는 알겠는데, 다시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조혁연 : 네 다시한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평소에는 여자인 형수의 손을 잡지 않는 것이 예가됩니다. 그런데 형수가 물에 빠졌고, 이때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위험에 빠졌을때 변통할 줄 아는 것이 바로 ‘권도’라는 뜻인데요. 최명길은 바로 그 권도의 마음으로 병자호란 주화론을 주장했다고, 아우 최혜길에게 보낸 편지에서 권도를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이호상 : 조금 감이 옵니다. 그만큼 탄련적으로 해야핸다. 이런 얘기같고요. 그럼 편지는 어떤 편지를 보냈다는 걸까요?

 

▶조혁연 :  최명길은요 병자호란 이후 명나라와 내통하게됩니다. 근데 이게 들켜서 나중에 청나라로 끌려가 심양의 옥에 갇히게 됩니다. 이때 아우 최혜길에게 편지글에도 권도 개념을 이렇게 언급합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권도를 행하여 위태로운 상황을 변화시켜 평안해지기를 도모한 것은, 성인이 갑자기 사망 지경에 이르게 되면 그때의 시세와 일의 경중을 헤아려서, 망할 길을 버리고 살아남을 길을 취하여 도와 더불어 나아가는 것과 또한 같은 것이다.” 이걸 권도라고 얘기를 또 하고 있습니다. 

 

▷이호상 : 그러니까 망할 길을 버리고, 살아남을 길을 취해야 된다. 이게 권도라는 말씀이신 건데, ‘일의 경중을 따져서 현실적으로 살아남을 길이 권도다.’ 라고 저는 해석을 하게 되는데요. 이게 병자호란 남한산성에 대입하면 되는거죠?

 

▶조혁연 : 그렇습니다. 경중과 동시에 시세를 같이 따져야 합니다. 이 표현을 병자호란 당시의 형세에 대입을 하면 권도의 개념이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시세’는 청나라에 포위된 남한산성입니다.그리고 ‘일의 경중’은 나라를 지킬 것인가 대명의리를 지킬 것인가의 문제가 되고요. ‘망할 길’은 주전론이고, 살아남을 길‘은 화친론을 의미합니다. 

 

▷이호상 : 알겠습니다. 이거는 현실에 반영을 한다는 그런 말씀이신거죠. 앞서 교수님께서 최명길의 인간적인 면을 들여다본다고 하셨는데, 이게 어떤 면에서 최명길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을까요? 

 

▶조혁연 : 대표적인게, 이른바 ‘파계귀종’이라는 것인데요. 조선시대때 자식이 없으면 양자를 들인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그후에 친자(親子)가 태어나면 양자를 생가로 돌려보내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것이 파계, 그리고 다시 돌려보낸다해서 파계귀종인데요, 이 파계귀종은 몰인간적이죠. 그래서 이런 비난이 일자, 돌려보내지는 않고 망아들로 데려왔는데 장자로 강등을 시킵니다. 이런 제도가 뒤에 나오는데,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나이 적은 형’이나 ‘나이 많은 동생’과 같은 사례가 양자 관계에서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호상 : 맞아요.  저희 집안에도 이런게 있었는데, 그럼 최명길은 이런 ‘파계귀종’을 거부했다는 얘기인거죠?

 

▶조혁연 : 예. 거부합니다. 최명길의 첫번째 부인은 인동 장씨입니다. 그런데 최명길의 인동 장씨와의 사이에서 자녀가 없자 아우 최혜길의 차남인 최후량을 입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명길은 인동 장씨, 즉 첫 번째 재혼을 양천 허씨하고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최후상이라는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런데 

최명길은 관습대로, 파계귀종을 하지 않고, 최후량을 파양해서 본래 집으로 돌려 보낼 수는 당시 관습 제도라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변함없이 장자로 여기며, 관계를 유지하면서 재산도 상속시켜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최명길 사례는 조선의 두 번째 헌법인 <속대전>에 법으로 명문화가 됐습니다.  

 

▷이호상 : 아 그래서 결국은 파계귀종을 금지하는 법전까지 만들어 지는 거군요?

 

▶조혁연 :  예. 그래서 명문화가 됐습니다.

 

▷이호상 : 네. 그런데 교수님, 말씀을 계속 이어가야하는데, 약속된 시간이 여기서 마무리 해야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시간에 최명길과 관련된 인간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파계귀종부터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혁연 : 네 알겠습니다.

 

▷이호상 :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에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라디오 역사 기행, 조혁연 교수와 함께하셨는데요, 오늘은 조선 후기죠? 후기의 외교 전략가, 우리 지역 출신의 최명길과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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