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표 국장 "김치 의병 '못난이 김치' 저가 중국산 맞서 가격경쟁력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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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수 작성일2022.12.05 댓글0건본문
■ 대담 : 이재표 충청리뷰 국장
■ 진행 : 이호상 기자
■ 2022년 12월 5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주간핫이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호상 : 주간 핫이슈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재표 충청리뷰 편집국장 연결돼있습니다. 이 국장님, 나와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이재표 : 네, 안녕하세요.
▷이호상 : 오늘 다뤄볼 이야기 배추 이야기입니다. 충청북도가 최근 배춧값 하락으로 제대로 수확되지 않고 있는 B등급 김치, 질이 떨어지는 배추를 재료로 이른바 ‘못난이 김치’를 만들어 중국산 김치에 대항하겠다며 대대적인 시장전략,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요. 못난이 김치가 언제부터 출하가 되는건지, 배경부터 설명 좀 해주시죠.
▶이재표 : 이미 첫 생산품은 나왔습니다. 옥산에 있는 김치공장에서 생산이 됐는데요. 그동안 상품성이 떨어지는 B급 농산물에 ‘못난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2019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능프로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전화 못난이감자 팔아달라고 전화를 해서 화제가 됐었죠. 2019년 12월 30톤을 매입해 완판을 한 바 있습니다. 이듬해 2020년에는 당시 최문순 강원지사가 못난이 감자 판매에 나서 완판남 등극했고요. 이마트는 감자에 이어 경북 사과도 못난이 사과죠. 이걸 팔아주는 이른바 B급 상생 마케팅으로 해당 품목 전체 매출을 40% 이상 끌어올리는 실적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호상 : 충북에서 못난이 김치를 팔자고 나선 것은 김영환 지사죠?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이재표 : 맞습니다. 우발적 발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지난달 14일까지 거슬러 올라가거든요. 당시 한국외식업중앙회 임원연수가 청주그랜드플라자에서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전강식 회장을 비롯해서 임원 300명이 위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외식산업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여기에 김영환 지사가 참석해서 인사말을 통해 "버려지는 농산물인 일명 못난이 김치·고구마·사과·오이 등을 외식업계에서 활용해 준다면, 농민도 살리고 외식업계도 발전할 것"이라고 발언을 했는데요. 이어 못난이 농산물을 이용해 우리 김장을 지키는 방법으로 '김장의병운동'을 한번 벌여보자. 그러니까 한국외식업중앙회에 제안한 것이 시초가 됐습니다.
▷이호상 : 김영환 지사가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합니다만 사실 과거 못난이 감자도 있었고요. 지난 지방선거 때 돌아가보면 김영환 지사가 당시 후보시절에도 여러 가지 복지공약이나 레이크파크 문제도 그렇고 다른 후보 공약 베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잖아요. 이게 물론 벤치마킹이냐, 베낀 것이냐 논란이 많았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생각이 납니다.
▶이재표 : 포장을 잘하죠. 포장을 잘하는데 이번 못난이 감자나 못난이 김치는 그동안 여러 사람이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여기에 김장 김치 운동은 처음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호상 : 아무튼 이 제안이 현실화 된거네요?
▶이재표 : 곧바로 현실이 됐죠. 14일 처음 이야기를 꺼냈잖아요. 당시에도 외식업중앙회 전강식 회장이 "외식업계의 새로운 비상을 위해 밑거름을 줘야 할 시점"이라며 "김치만큼은 외식소비자에게 국산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거든요. 그런데 이 전강식 회장이 매우 정치적인 인물입니다. 그동안 관광물품고가강매 물의를 빚기도 했고, 특히 소상공인들을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양당 중 한 곳에 가입해라 이런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은 적도 있거든요. 이게 뭐냐면 외식업중앙회가 힘을 받으려면 정치 쪽에 정당 당원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논리였어요. 그런 적도 있었던 인물인데요. 2주 뒤인 지난달 28일, 같은 호텔에서 충청북도와 외식업중앙회와 못난이 배추를 이용한 김치 공급 사업을 하기로 업무협약을 했습니다. 밭에서 수확하지 못한 배추나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던 배추로 저렴한 김치를 만들어 음식점 등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김 지사는 중국산 저가 김치에 대응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김치 의병 운동’으로 이름 지었고요. 도는 '못난이 김치' 상표권을 확보한 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호상 : ‘김치 의병 운동’ 너무 과한 것 아닌가요 표현이? 앞서 말씀하셨습니다만 김영환 지사님이 하여튼 그런 표현은 잘 합니다. 그런데 앞서 국장님께서도 지적을 하셨습니다만 지난달 14일에 이 사업이 제안됐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다소 즉흥적 정책 발굴 아니냐 이런 지적도 이었잖아요. 사실은.
▶이재표 : 그렇죠. 그런데 그걸 맞장구 쳐주는 외식업중앙회가 있었기 때문에 급 진전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외식업중앙회회장이 있는 외음식업중앙회 때문에 이게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어요.
▷이호상 : 김영환 지사를 보좌하시는 분들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데요. 그런데 이게 2달 전만 하더라도 배추값이 너무 비싸서 저희도 금추라고 해서 김장값도 많이 올랐고 말이죠. 지금은 평년 수준으로 많이 내려갔잖아요?
▶이재표 : 지금은 평년 수준이고 작년보다도 조금 낮은 상황인데요. 만원이 넘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한 포기에 3천원 정도 되고 그 이하도 있더라고요. 두 달 전보다는 무려 70%나 하락한거고 작년보다도 한 30% 정도 내린 가격인데 어쨌든 평년 수준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두 달전에 폭등 때문에 과잉공급이 되어서 현재 수확하지않고 밭에서 버려지는 배추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장하는 가정이 점점 줄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올해 절인 배추는 지난해 절반밖에 나가지 않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런 사업들이 진행가능한 것 같은데요. 문제는 배추값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고춧가루라든지 마늘, 젓갈 등 각종 양념이 들어가는 배춧속값은 오히려 올라서 20포기 김장 하면 한 21만원이 넘는다는 그런 뉴스가 최근에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호상 : 결국 핵심은 이게 아니겠습니까? 약간 질이 떨어지는 배추를 모아서 잘 손질해서 그걸 10kg에 2만원 정도 이렇게 저렴하게 김치를 만들어서, 식당이나 대형마트에 납품을 하겠다 이게 충청북도의 핵심 복안 아닌가요?
▶이재표 : 네. 거기에 김치의병 얘기 하면서 중국산 저가 공세에 고전하는 김치시장 탈환하겠다는 그런 목표를 세우고 있는거죠. 제가 김영환 지사 SNS에 가끔 들어가보거든요.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중국산 김치를 몰아낸다는 의미에서 ‘김치 의병운동’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영상도 만들어서 하나 올렸고, 카드뉴스도 올려서 홍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못난이 김치는 속이 덜 차거나 포기가 작아서 밭에서 버려지는 배추로 담근 김치를 말하는거고요. 농민들은 배추 손실을 줄일 수 있어서 좋고, 소비자는 국산 김치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거고. 김치제조업체도 일감이 늘기 때문에 환영할만한 일인건데요. 김 지사가 올린 영상을 보니까 “충북이 B급 배추를 알아봐줬을 때 B급 배추는 우리에게 와서 못난이 김치가 되었다.” 이렇게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해서 홍보를 해서 제가 한참을 웃었던 그런 일도 있습니다.
▷이호상 : 농민들을 위한 취지는 분명히 좋습니다만 가격 경쟁력일텐데 말이죠. 앞서 설명하신대로 옥산의 한 김치공장에서 출하를 시작했다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중요한 것은 이게 과연 중국산 김치에 맞서서 김치의병운동이다 이렇게 거창함 보다는 우리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가격 경쟁력. 비교 우위에 분명히 있겠느냐. 어떻게 보십니까?
▶이재표 : 저도 그게 염려스러운데요. 첫 출하는 지난 1일 청주 옥산의 한 김치공장에서 나왔거든요. 10kg 300상자가 출하됐고 가격은 2만9천원. 3만원 측정에 턱걸이를 한 상황인데요.
▷이호상 : 10kg에 2만9천원이요?
▶이재표 : 네. 2만9천원입니다. 제가 일부러 김치 가격을 쭉 검색해봤거든요. 인터넷으로 팔리는 국산김치는 대게 소포장 단위. 10kg보다는 1kg, 4kg, 5kg 이렇게 많이 팔리고 있더라고요. 1kg, 4kg은 굉장히 비싸요. 그런데 10kg이 비교적 싼 편인데. 단위가 크기 때문에. 그런데 최저가 한 3만5천원 정도고. 대게는 4~6만원 선이고. 더 비싼 경우에는 10만원 육박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문제는 저가 제품들은 홍보문구에 우리 배추는 부각을 시키고 있는데, 다른 부재료가 국산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찾아봐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호상 : 배추는 우리 것입니다만 소는 과연 우리 것이냐?
▶이재표 : 네. 고춧가루가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2만9천원, 3만원 정도면 다른 곳에서 팔고 있는 우리 김치 3만원 초반대 이기 때문에. 물론 그런 3만5천원짜리가 다 국산 재료를 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그런게 문제가 될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중국산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여전히 싸다는 겁니다. 보통 검색해보면 한 1만5천원에서 비싸야 한 2만원 정도인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1만5천원~2만원짜리 중국산 김치와 적어도 가격면에서는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마 ‘김치 의병’같은 그런 문구를 사용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호상 : 상표 심리전을 이용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국장님 시간 때문에 김치 얘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재표 : 네. 감사합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충청리뷰 이재표 편집국장이었는데요. 오늘은 김영환 지사가 제안한 못난이 김치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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