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테니까...'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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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채리 작성일2024.12.26 댓글0건본문
■ 출 연 : 곽상원 교수
■ 진 행 : 이승원 기자
■ 송 출 :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승원 : 이번 코너 곽상원 교수의 무비톡입니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 토커 곽상원입니다.
▷ 이승원 : 네 오늘 소개해 주실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요?
▶ 곽상원 : “2024년에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 중에서 어떤 영화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를 한번 소개시켜 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 이승원 :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요?
▶ 곽상원 : 예 그렇습니다. 마가렛 미첼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1939년 할리우드 영화고요. 빌라 와일더 감독 클락 게이블, 비비안 리 주연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법이니까”의 명대사를 남긴 영화<바람과 함께 사리지다>입니다. 삶의 모든 것에 열정적이었던 스칼렛과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남자 레트, 그리고 80년이 지나도 손색이 없는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승원 : 교수님 제가 80년 전에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이 제목만큼은 잘 기억하고 있거든요. 모든 분들이 다 알 법한 영화일 것 같습니다.
▶ 곽상원 : 그건 80년 전 영화지만 안 봤다 하더라도 이 영화의 제목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증명해 주는 것 같고요. 대작 중에 대작입니다. 거의 4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이고요. 중간에 인터미션 시간 10분을 뺀다 하더라도 3시간 40분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통 영화를 준비하게 되면 영화를 한번 보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거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생들한테도 가끔 이 영화를 보게 해요. 왜냐하면 할리우드 황금기에 대해서 설명을 하게 될 때 이 영화는 정말로 좋은 교보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학생들한테 이 영화를 보라고 시키면 표정이 진짜 이렇게 일그러지긴 하지만 막상 보고 난 다음에 “느낌이 어때?”라고 얘기하면 “생각보다 되게 재미있게 봤다”라고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역시 “이것이 명작 클래식의 힘이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 이승원 : 네. 과제로 3시간 40분짜리 영화 보기 참 쉽지 않은데 그래도 인상 깊었다고 하는 거 보면 정말 명작인 것 같습니다.
▶ 곽상원 : 제가 못된 교수님이죠.
▷ 이승원 : 마거릿 미첼의 원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이제 원작인데 이것 자체도 명작이라고 하는데요.
▶ 곽상원 : 네 마거릿 미첼이 쓴 유일한 장편 소설이에요. 그리고 <원 히트 원더>입니다. 이 소설 외에는 아무것도 쓴 게 없어요. 그리고 원래 이 소설은 빛을 못 보고선 사라진 소설일 수도 있었거든요. 원래 1929년에 이미 완성됐지만 마거릿 미첼은 이 소설을 출판할 생각이 없었어요. 남편을 위해서 쓴 소설이었거든요. 그래서 이거 쓰고 나서
“여보 봐봐” 했던데 제 주변에 있는 사람이 “아 이 사람은 부끄러워서 출판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듣고 “어 아닌데 나 정말 자신 있는데” 하면서 이 소설을 출판하게 돼 가지고 이제 베스트셀러가 되게 된 거죠. 그래서 성경 다음으로 사랑받는 소설 2위로 꼽히기도 하고요. 이 소설이 영화가 되고 이 영화는 그 해 아카데미 10개 부문을 수상하게 되는 거죠.
▷ 이승원 : 1939년도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카데미 10개 부문 수상을 했을 정도로 이 영화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합니다.
▶ 곽상원 : 80년대 영화지만 지금 보셔도 영화의 완성도는 아마 이제 “아 이거 영화 되게 유치하다” 이렇게 부르실 분이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봐도 손색이 없다라고 말씀하실 것 같은데 그 당시에 헐리우드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동원해 가지고 만든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 사용된 의상만 5천 벌이 넘고 한 장면에서 엑스트라만 2400명을 사용을 했고 말 1100마리가 투여될 정도로 굉장히 대작 중에 대작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장면 중에 화재 장면이 있거든요. 화재 장면은 영화 <킹콩>에서의 세트를 정말로 불을 질러가지고 만든 장면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할리우드가 동원할 수 있는 물적, 인적, 기술력은 다 쏟아낸 작품이기도 하고 헐리우드를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하는 큰 획을 그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라는 평가를 받게 되지만 후대에 내려오면서 명작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고요. 드라마가 촘촘하기 때문에 뭔가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영화 중간에 보시게 되면 스칼렛이 부상병을 돌보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이 점점 뒤로 빠지면서 그 화면 전체를 부상병으로 채우는 장면들을 보게 되면 아 이거 정말 되게 스펙터클하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가 있습니다. 뭐 이런 장면들 말고도 뭐 이제 클락 케이블과 이제 비비안 리가 붉은 석양에서 키스하는 장면이라든지 아니면 영화 후반부에서 레트가 스칼렛을 안고 계단 위로 올라가는 장면들을 보게 되면 미학적인 아름다움도 충분히 추구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뒷 얘기긴 하지만 영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영화 제작자가 그늘막에 쉬면서 항상 고민을 했대요. “내가 지금 뭐 이걸 왜 만들고 있는 거지..? 나 망할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되게 걱정하면서 중얼중얼거렸다는 얘기가 또 있기도 합니다.
▷ 이승원 : 아까 말씀해 주셨지만 뭐 5천 벌, 2400명의 엑스트라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해서 만들었을 만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을 것 같아요. 그런 덕분인지 이 영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되어 버렸죠.
▶ 곽상원 : 역대 흥행 영화 1위는 사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아니라 <아바타>인건 불공평해요. 그러니까 모든 기준을 다 똑같이 해 가지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가지고 이제 영화들을 비교를 하게 되면 압도적인 1위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그리고 2위가 <아바타>고요. 3위가 <타이타닉>이고 6위는 <사운드 오브 뮤직> 8위는 <십계>, 9위는 <닥터 지바고> 그런데 1위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2위인 <아바타>의 차이도 굉장히 커요.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그래서 1940년대 당시 멀티플렉스가 있던 것도 아니고 영화 상영 길이가 4시간이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흥행이라면 아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즐거워했다라고 얘기해도 무방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적인 시대적인 배경이 미국의 역사인 남북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했다라는 거는 그만큼 시대와 배경을 뛰어넘은 볼거리가 이 영화 안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그렇군요.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서 캐릭터 얘기를 좀 해보자면 매력적인 캐릭터가 또 여자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입니다.
▶ 곽상원 :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매력 덩어리 캐릭터가 바로 스칼레 오하라 비비안 리가 맡았던 역할이기도 하죠. 영화를 보시게 되면 처음에는 철딱서니 없고 이기적인 악녀 같은 캐릭터로 등장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외모를 믿고 모든 남자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을 말괄량이 소녀처럼 보여지게 되거든요.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남자는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래서 홧김에 결혼을 해버리죠. 그 남자가 보라는 식으로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게 돼요. 하지만 영화 후반부를 보게 되면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여자처럼 보이게 됩니다. 짝사랑하는 애슐리가 내 아내를 잘 부탁해라고 얘기를 하게 되니까 정말 그 말을 되게 잘 들어주게 돼요. 헌신을 다해서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를 돌봐주게 됩니다. 전쟁 후에 빚을 많이 지게 되니까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되는데 돈 많은 사람과 결혼을 해요. 그 이유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서. 그래서 처음에는 그녀의 행동이 계속 철없게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는 그녀의 모든 행동이 생존하려는 몸부림처럼 보이고 아무도 하지 않는 선택을 스스로 선택을 해서 본인이 먼저 희생하는 강한 여자처럼 보이게 됩니다. 영화상에서 보면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 또한 악행이라기보다도 정당방위처럼 보이게 돼요. 그래서 마지막 대사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하는 엔딩 장면에서는 그 누구보다 이 땅을 지키는 외롭지만 강한 여성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스칼렛 오하라가 가지고 있는 그 여성성의 캐릭터가 이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엄청난 연기를 배우 비비안 리가 완벽하게 해냈죠.
▶ 곽상원 : 외모도 외모지만 연기력은 아마 영화 출연 전부터 굉장히 인정받은 배우이기도 했었고요. 이렇게 연기력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출연 영화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 출연하는 영화마다 다 이제 극찬을 받습니다. 영화 <애수>나 <안나 카레리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등등이 대표적인 작품인데 심지어 <시저와 클레오 파트라>는 비비아니가 연기하는 <시저와 클레오 파트라>가 영화로 올라가고 반대편 극장에서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연극이 동시에 일어날 정도로 비비안 리의 연기력은 그 당시에 최고라고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 이승원 : 영화와 연극이 동시에 올라갈 정도면 진짜 당대 최고의 배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또 얘기를 이어가자면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한 영화인데 흑인이 처음으로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한 기록이 또 있네요.
▶ 곽상원 :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에 하나가 스칼렛 오하라의 코르셋끈을 잡아당겨주었던 유모가 있잖아요. 그 유모로 연기했던 해티 맥대니얼이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아카데미 상을 받기는 하지만 아카데미 무대에 오를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돼요. 이유는 그 당시가 1939년이기 때문에 흑인이기 때문에 심지어 무대에 못 오르는 것뿐만 아니라 참석도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게 되죠.
▷ 이승원 : 그러면은 무대에 올라가서 상도 받지 못한 건가요?
▶ 곽상원 : 원래는 못 받게 되는 건데 클라케이블 비비안 리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얘기를 해요. 연기자가 연기만 잘하면 됐지 흑인과 백인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얘기하면서 항의를 하면서 만약에 해티 맥대니얼이 무대를 못 올라간다면 나는 참석하지 않겠다라고 보이콧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당시 때 최고의 배우가 클라케이블이었기 때문에 아카데미는 어쩔 수 없이 이제 그의 말을 듣고 해티 맥대니얼을 무대 위로 올리게 되게 되고요. 어떻게 보면 흑인 배우가 처음에 상을 받게 되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다른 영화에 비해서 굉장히 특별한 영화라고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아카데미 11개 부문 또 흑인 최초의 수상을 한 영화인 만큼 많은 분들이 연말에 관심 가지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 약속된 시간이 거의 다 돼서요.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네.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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