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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상원 교수 "영화 '히든 피겨스' 차별과 편견을 실력으로 극복하는 통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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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4.07.2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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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   연 : 곽상원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외래교수  

■ 진   행 : 연현철 기자

■ 송   출 : 2024년 7월 25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톡(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연현철 : 무비톡 코너입니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토커 곽상원입니다.

 

▷ 연현철 : 교수님 오늘은 어떤 영화를 또 소개해 주실 건지요?

 

▶ 곽상원 : 차별과 편견에 맞서서 오로지 자신의 실력만으로 무언가를 얻어내기는 굉장히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게 되겠죠. 하지만 여기에 그런 차별과 편견에 당당하게 노력과 실력으로 그것을 이겨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은 실화 영화를 한편 가져왔는데요. 시어도어 멀피 감독, 타라지 핸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그리고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영화, 1962년 머큐리 계획이 있을 당시에 나사에서 일했던 흑인 여성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2016년도 작 <히든 피겨스>를 가져왔습니다.

 

▷ 연현철 : 저는 보지 못했던 영화인데요. <히든 피겨스>, 제가 제목으로 좀 유추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피겨스라는 게 숫자, 계산, 사람 , 인물 이런 뜻도 있는데 숨겨진 숫자 아니면 숨겨진 사람 어떤 내용으로 이해하면 될지요?

 

▶ 곽상원 : 예 맞아요. 두 가지 의미로 다 이해하시면 우주를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숫자들이 필요하고 수학적인 계산이 필요하다 보니까 숨겨진 숫자를 찾는 것이고, 그리고 숨겨진 사람들을 찾는 것이고 이렇게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요. 숨겨진 숫자들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아마 인류는 달에 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영화는 실화 영화거든요. 흑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던 시대 1960년대 게다가 그중에서 여성들이, 더 심한 차별을 받았던 사람들이 그런 차별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정받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니었더라면 그저 그런 영화가 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너무 말도 안 되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영화 시작에 이런 자막이 뜨게 되죠.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주는 울림이 더욱더 큰 듯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연현철 : 저는 가끔 이런 차별, 인종이든 아니면 뭐 성적이든, 차별 관련된 영화를 볼 때는 자극적이고 또 사실 화가 나기도 하고요. 좀 나아가서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는데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로 좀 반영이 됐을까요? 어떻습니까?

 

▶ 곽상원 : 인종차별에 관한 영화를 보게 되면 여러 가지 충격 요법으로 잔인한 폭력이라든지 가슴 울먹해지는 장면들을 일부러 좀 많이 집어넣어요. "그게 지금 이 세상이야" 하면서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좀 많은데 이 영화는 자극적인 장면보다는 유쾌하고 통쾌하게 그런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놓는 경우가 많게 돼요. 무거운 주제를 굉장히 많이 다루고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통쾌하고 그리고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놨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 좋은 영화라고 하는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인 것 같아요. 그녀들이 차별과 편견에 맞서서 미러링이나 폭력 따위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실력으로 승부를 하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그 기울어짐을 실력과 노력으로 극복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다른 인종차별 영화와 다른 색다른 쾌감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연현철 : 이게 가능한 겁니까? 1960년대가 배경이라고 하셨고 미국에서 흑인 그것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 건데 차별과 편견에 맞서서 미러링이나 폭력을 안 쓰고 통쾌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당연히 많은 차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곽상원 :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이게 만약에 실화가 아니었더라면 너무 영화적인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재미가 있다 라고 말씀드린 것처럼 배경은 1960년대 미국입니다. 그때 미국은 지금도 마찬가지로의 강국이었고 풍요로운 국가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1960년대는 인종차별이 극에 달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굉장히 평등한 국가지만 그 어떤 국가보다 백인과 흑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던 국가이기도 했었죠.

 

▷ 연현철 : 이게 좀 아이러니해요. 이게 지구 최강의 국가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국가의 가치로 삼는 미국에서 1863년에 흑인 노예 해방이 되고 또 100년이 지나서도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무나 좀 이상한 얘기입니다.

 

▶ 곽상원 : 사실 영화 안에서도 등장하지만 버스에 백인과 흑인이 앉는 자리가 달랐고요. 화장실도 백인이 쓰는 화장실과 흑인이 쓰는 화장실이 달랐습니다.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어요. 식당에 흑인이 들어오게 되면 대놓고 나가라는 말을 못하니까 굉장히 정중하게 교양 있는 척 얘기를 하죠. '여기는 포장만 되는 곳입니다' 하고 내쫓아 버립니다. 한마디로 너희와 우리는 다르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흑인과 백인이 평등해졌다는 게 150년 전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일들 화장실도 다르게 쓰고 버스에도 다르게 앉는 일이 50~60년 전에도 당연하게 일어났 던 일이기도 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위대한 미국의 추한 민낯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런 차별 속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인정받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연현철 : 이제 본격적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인간이 달에 가는 이야기 그리고 인간을 피부색으로 차별하는 이야기, 가장 문명적인 이야기와 가장 원시적인 이야기가 만났습니다.

 

▶ 곽상원 : 1960년대 사회적인 두 가지 배경을 가지고 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하나는 미국과 소련이 누가 먼저 달에 가느냐 경쟁했던 1960년대 이미 소련은 가가린이라는 최초의 우주 비행사를 만들어버리죠. 미국도 부랴부랴 우주로 인간을 보내려는 저미니 프로젝트를 착수를 시킵니다. 또 하나는 피부색 인종차별이에요. 인간이 달로 가는 것보다 흑인과 백인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게 더 이상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인종차별이 심각했던 백인 남성 중심이 된 1960년대 이 두 가지 사건이 영화의 중심 배경이 됩니다. 인간을 달로 보내는 것과 피부 색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이룰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인 거죠. 하나는 너무나 문명적인 것이고 하나는 너무나 인간을 원초적으로 구분 짓는 방식으로서 양 두 극단에 있는 이야기가 한 가지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되는 거죠. 인간이 달에 가는 것만큼 피부색으로 평등하게 지내는 것이 어렵다는 두 가지 소재를 교차시키면서 보여주게 되죠. 그리고 장소는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려보내야 되는 바로 나사라는 집단입니다.

 

▷ 연현철 : 저는 여기서 이상한 게 아무리 1960년대라고 하더라도 나사라는 똑똑하다는 지성인들이 모인 곳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곳에서도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거죠.

 

▶ 곽상원 : 그렇습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장소가 바로 나사라는 거예요. 그 어떤 곳보다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모였을 것이고, 아마 모두 다 IQ 150 이상의 사람일 건데, 그런 똑똑한 사람들이 평등과 존엄성을 당연히 배웠을 것이고, 링컨이 무슨 일을 했는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인데, 그런 지성의 장소에서도 인종차별은 당연히 벌어졌다는 거죠. 그 장소가 주는 상징적인 느낌,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더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그런 공간에서마저 당연히 인종차별이 있었다면 다른 공간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 사회가 1960년대 미국이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나사도 이런 데 다른곳은 어떻겠어?"라고 영화는 표현하고 있어요.

 

▷ 연현철 : 영화에 등장하는 3명의 인물이 흑인인 동시에 여성이라고 소개해 주셨어요.

 

▶ 곽상원 :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는 캐서린 존슨, 그리고 여성 최초의 나사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 그리고 누구보다 기계 조작과 관리에 능통한 도로시 본 이 3명이 등장하게 돼요.

 

▷ 연현철 : 이 3명이 이제 각자의 고난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이제 드러나는 거죠.

 

▶ 곽상원 : 그렇습니다. 3명의 여성이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자신이 갖고 있는 유리 천장을 깨게 됩니다. 캐서린 같은 경우는 누구보다 계산도 빠르고 남자들만 있는 궤도 계산 부서에 여자로 혼자 일하게 됩니다. 게다가 흑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화장실을 갈 때도 사무실에서 800m 떨어진 곳의 유색인종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 숫자 계산을 하다가 흐름이 끊어지면 안 되니까 숫자가 잔뜩 쓰인 서류를 들고 800m 왕복 1.4km를 그것도 짧은 치마에 하이힐을 신고 화장실을 뛰어다니게 되죠. 그리고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제인 그녀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알맞은 학위를 따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학위를 따야 되는 것이 흑인들이 갈 수 없는 학교입니다. 그래서 엔지니어가 꿈인 메리는 학위를 받아야 되니까 소송을 걸게 돼요. 그런데 문제는 소송과 관련된 판사도 백인이라는 거죠. 그리고 기계를 누구보다 척척 잘 다루는 도로시 IBM 컴퓨터가 들어오게 되니까 여성들은 다 해고가 당하게 됩니다. 과연 이 3명의 여성이 어떻게 영화 안에서 자신만의 실력을 보여줄 것인지는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연현철 : 그래도 간략하게 좀 짚어야 될 것 같아요. 명장면이 있을 건데요. 좀 소개해 주시죠.

 

▶ 곽상원 : 저는 첫 장면을 명장면으로 뽑고 싶어요. 첫 장면에서 3명의 여성이 망가진 차에서 오도 가도 못한 상태에 놓여져 있어요. 그리고 차 밑에 들어가서 차를 고치는 도로시가 나오게 되죠. 보통 망가진 차량 밑에서는 남성이 고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여성이 고치게 돼요. 여기서 고장 난 차량은 앞으로 그들이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해 주게 됩니다. 여기서 도로시는 단숨에 자신의 힘으로 자동차를 고칩니다. 그리고 백인 경찰이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출근을 하게 되죠. 이때 도로시가 이런 대사를 해요. "흑인 여자 셋이 백인 경찰을 추격하고 있다.", "그것도 1961년에 아가씨들 주님이 기적을 일으킨 거야." 즉 이 첫 번째 시퀀스는 그 당시 3명의 여성의 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어 앞으로 그들이 해 나갈 걸 압축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장면에서 저도 뭔가 깨닫는 게 있기도 했어요.

 

▷ 연현철 : 깨닫는 거 어떤 내용이죠?

 

▶ 곽상원 : 보통 자동차가 망가진 경우에는 남성이 고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가 보기에도 아마 저 여성들은 차를 고치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을 했고, 아마 그녀들이 견인차를 불러서 또는 히치하이킹으로 가겠지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데 도로시는 단번에 드라이버를 가지고 멋지게 시동을 걸어버리게 되죠. 그때 나도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1960년대나 2024년이나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편견들이 남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 연현철 : 첫 시퀀스에 거의 모든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맞습니다. 어쨌든 유쾌한 실화 영화 그렇지만 울림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히든 피겨스> 오늘 추천해 주셨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도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연현철 :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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