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상원 교수 "시대를 앞서간 한국 영화, 할리우드 괴짜 감독 손에 '부고니아'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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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원 작성일2025.11.17 댓글0건본문
■ 출연 : 곽상원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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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영화 이야기 무비Talk 곽상원 교수님 연결돼 있습니다. 곽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Talk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오늘이 수능일인데 가족 중에 수능 수험생 없으신가요?
▶ 곽상원 : 아직 2년 남은 친구가 하나 있는데, 2년 후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어요.
▷ 이호상 : 그러게 말이죠. 수능이 이제 국가적 대사가 돼 버려서 말이죠. 국민이 모두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오늘 영화 바로 좋은 영화 소개해 주시죠.
▶ 곽상원 : 현재 개봉 중인 영화고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엠마스톤, 제시 플레먼스 주연의 영화 <부고니아>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부고니아>. 미국 영화인 거죠?
▶ 곽상원 : 예,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독특한 것 중 하나는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2003년도 장준환 감독 그리고 신하균, 백윤식 주연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영화가 바로 <부고니아>입니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하게 되면 꼬리표처럼 달고 있는 별명 중의 하나가 바로 “저주받은 걸작”, “시대를 앞서간 명작”이라는 평가받는 작품인데, <지구를 지켜라>가 그 당시 2003년 그해 최고의 작품이 될 거라고 했지만 흥행에서도 실패하게 되고, 이 영화의 실패로 인해서 장준환 감독은 본인의 커리어도 영화 <화이:괴물의 아이>를 만들기 전까지는 꼬일 대로 꼬여서 잘 풀리지 않았죠. 물론 지금은 <1987>이라는 영화로 제자리를 찾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하여간 이 영화는 굉장히 좋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이 잘못돼서 관객이 안 들었다는 평도 있기는 하지만, 내용상으로 봐도 평론가나 시네필, 심지어 지금 관객들은 좀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소재 외계인이라는 생소한 소재의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서는 B급물의, 시쳇말로로 B급 병맛 개그처럼 진행이 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주인공 병규의 과거사가 드러나게 되면서 굉장히 괴랄한 스타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그 당시 관객들에게 적응되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다 보니까 흥행이 덜 되지 않았나. 그래서 “시대를 앞서간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불리는 영화가 바로 <지구를 지켜라>입니다. 지금은 이 영화 자체가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평가받고,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였고요. 그리고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바로 리메이크가 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이호상 : 그러니까요. “시대를 앞서 간 저주받은 걸작”이다. 아주 의미심장한 한 줄 평가를 해 주셨는데요. 이게 그러니까 한국, 우리 영화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 <부고니아>. 이게 그러면 교수님 스릴러입니까, 뭐 코믹물입니까?
▶ 곽상원 : 스릴러라고 얘기할 수 있고요. 코미디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풍자 코미디예요. 그 안에 보게 되면 현재 사회에 안고 있는 문제들을 스릴러라는 형식으로 풀었기 때문에, 보고 난 다음에는 풍자적인 느낌, 블랙 코미디적 요소도 분명히 들어가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이호상 : 음, 스릴러 플러스 풍자 코미디가 녹아 있다는 말씀. 저는 문외한이라서 말이죠. 감독이 좀 생소하거든요. 감독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 곽상원 : 감독이 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감독인데요. 그리스 출신의 감독입니다. 현존하는 감독 중 가장 독특한 감독 중 한 명이라고 볼 수 있고요. 만들어내는 영화마다 어디서 본 적이 없는 기괴한 이야기를 가지고 강한 흡입력의 영상을 만드는 감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현실적이고 우화적인 설정에 냉소적인 서사, 그리고 정교하고 인공적인 미장센, 무미건조하면서도 신경을 긁는 듯한 연기가 특징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를 볼 때마다 배우들의 연기 맛집이라는 느낌의 영화들을 볼 수 있습니다. 파격적인 금기의 선을 넘어서는 소재들도 자주 사용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데도 일가견이 있는 감독입니다. 물론 이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거부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해요. 거장까진 아니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감독이라고 볼 수 있고, 가까운 영화로는 2023년도에 제작된 <가여운 것들>이 그나마 좀 순한 맛에 정제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여운 것들>이라는 것은 그해 아카데미 11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서 4개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리고 감독은 요르고스 란티모스인데, 이 영화는 괴랄한 감독들, 괴랄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거든요. 제작자가 아리에스터라는 감독이에요. 아리에스터는 영화 <유전>이나 <미드소마>의 감독이었고요. 그리고 이 아리에스터도 요르고스 란티모스 못지않게 괴랄함의 정점을 보여주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각본가는 윌 트레이치라는 각본가인데,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영화들을 많이 각본을 한 사람으로 유명하거든요. 예를 들어,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더 메뉴> 같은 영화들의 각본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런 괴랄한 감독, 제작자, 각본가가 모여서 괴랄한 원작인 <지구를 지켜서>를 리메이크했다. 그러다 보니까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이호상 : 교수님 이 감독에 대한 설명을 하시면서, 약간 극단적이라고 그런 표현을 좀 많이 해 주셨는데요. 현존하는 감독 중에서 가장 독특한 감독 중 하나라는 말씀.
▶ 곽상원 : 표현을 한다면 괴랄한 감독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 이호상 : 그러니까요. 괴랄하다, 또 뭐 각본가는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오히려 더 이런 극단적인 표현들을 들어보니까 이 영화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한국 영화가 전작인 영화잖아요. 이게 리메이크 했다고 하니까요. 과거 우리의 한국 영화와 지금 현 영화의 차이점 좀 분석을 해 주신다면요.
▶ 곽상원 : 이 영화의 내용을 얘기한다면, 음모론을 맹신하는 주인공이 어떤 기업의 CEO를 납치해서, 그 CEO를 납치한 이유가 외계인이라고 생각을 해서 고문한다라는 내용이 원작의 내용입니다. 이 줄거리를 <부고니아>는 그대로 가져가게 됩니다. 전혀 바뀌는 게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느낌이 드냐면 아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이 작품에 대한 굉장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영화상에서 보게 되면 주인공 어머니가 외계인의 실험체일지도 모른다는 설정도 그대로 가져가게 됩니다. 핵심 코어를 건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면 역시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이 작품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걸 느껴지게 되기도 합니다. 다른 소소한 설정들은 여러 가지 바뀌기는 하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핵심 코드는 그대로 가져가되, 약간 달라진 것 중에 하나가 납치되는 그 기업의 CEO가 <지구를 지켜라> 에서는 백윤식 배우가 연기를 했거든요 남성이 연기를 했는데, 여기에서는 엠마스톤이 연기하는 여성으로 바뀌었다는 것 말고는 설정이 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 당시의 사회 문제와 지금의 사회 문제가 좀 다르게 표현되는 게 있잖아요. 그런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표현하는 것도 시간이 주는 변화로 인해서 생겨나는 소재적인 변화가 특징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강조된 것은 음모론을 맹신하는 백인 하층민과 그 반대 극단에 있는 자본가 CEO의 모습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게 되면서, 지금의 극과 극의 갈라져 있는 경제 사회 계급의 문제에 대해서 직관적인 이해로 다가올 수 있게 잘 표현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극단적인 팽팽한 대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는 원작보다도 더 확실하게 표현이 돼 있고요. 원작이 아무리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이 영화는 마지막에 반전이 있는 영화거든요. 어떤 반전이 있는지는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제가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 교수님, 이 영화 제목이 <부고니아> 아닙니까? 우리 원작은 <지구를 지켜라>이고요. <부고니아>가 어떤 뜻입니까?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곽상원 : <부고니아>의 뜻을 보게 되면, 예전에 꿀벌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했냐면 젖소의 사체에서 꿀벌이 생긴다고 생각을 했대요. 꿀벌이 젖소의 사체에서 생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잖아요. <부고니아>는 말 그대로 음모론을 얘기하는 겁니다. 현재 사회 사람들이 믿고 있는 여러 가지 음모론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 자체가 <부고니아>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가짜 뉴스를 맹신하는 극단적인 사람에 대한 우화적인 표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중간중간에 보게 되면 챕터를 나눠서 보여주는 어떤 장면이 있는데, 그때 지구의 모습을 배경으로 보여주는데요. 지구의 모습이 둥근 지구가 아니라 평평한 지구를 보여주게 됩니다. 지금 사회에 난무하는 음모론 중에서 가장 어떻게 보면 유명한 음모론이 지구 평평설이거든요. 정교한 척하지만 작은 사실을 가지고 뭔가 다른 것들을 돋보이는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제목 자체가 그런 사회적인, 현재 압축을 표현하는 <부고니아> 제목을 쓰는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현재 일어나는 극단의 모습을 이 영화를 통해서 잘 보여준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우리 시대상도 좀 반영을 했군요.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아요.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부고니아> 설명 잘 들었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이호상 : 지금까지 영화 이야기 무비Talk 곽상원 청주대학교 교수였습니다. 오늘은 개봉작입니다. <부고니아>에 대한 소개를 좀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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