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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상원 교수 "17년을 넘나든 인연… '번지 점프를 하다'는 영원한 사랑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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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현 작성일2025.11.27 댓글0건

본문

■ 출연 : 곽상원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11월 27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지금 시간 8시 41분 30초 지나고 있습니다. 곽상원 교수의 무비Talk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곽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안녕하십니까? 무비Talk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바로 가겠습니다. 오늘 어떤 영화 준비해 주셨습니까?

 

▶ 곽상원 : 낙엽이 떨어지는 이 쓸쓸한 가을에 보기에는 멜로 영화가 가장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멜로 영화를 가져왔는데요. 멜로 영화에서 항상 나오는 소재가 바로 인연이라는 것이죠. 심지어 이 영화에는 이런 대사도 있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정말 징글징글하지!” 인연이라는 것에 불교의 윤회가 들어가 있고 영원한 사랑, 그리고 영원한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2001년도 영화고요. 김대승 감독, 이병헌, 이은주, 여현수 주연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와. 이거 2001년 영화인데, 저도 본 기억이 납니다. <번지 점프를 하다> 요즘에 가을 타는 남성들 많을 텐데 말이죠. 이 영화 기대가 되는데 소개해 주시죠.

 

▶ 곽상원 : 이 당시로서는 좀 파격적인 동성애 관계를 그려서 화제가 된 영화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가 그런 소재였다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영화를 더 깊이 들어가게 되면 윤회와 환생을 통해서 인연을 묘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끊을 수 없는 인연이라는 거는 함부로 끊을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라는 멜로 영화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봤고요. 서울 기준으로 50만 정도가 이 영화를 관람 했으니까, 그 당시에 심지어 저만해도 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이 영화에 들어가는 노래들을 컬러링으로 만들기도 했고요. 영화 마지막에 보게 되면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번지 점프하는 장면도 나오게 되거든요. 그런데 저도 이제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해 뉴질랜드까지 가서 그곳에서 번지 점프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 이호상 : 교수님이 그러셨어요.

 

▶ 곽상원 : 정말로 했었습니다. 마침, 뉴질랜드에 갈 기회가 있어서 하게 된 건데 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그런 것도 한번 해보지 않았나. 지금 봐도 영상이 너무나 아름답고요. 음악도 너무 좋고 동성애 코드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얘기한 거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대사가 있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사실 저도 본 기억이 납니다만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나는데요. 저는 그 우산 속으로 뛰어들었던 여성 이런 거 기억이 나고요. 동성애라는 건 잘 기억이 정말 안 나네요.

 

▶ 곽상원 : 여자 주인공이 죽고 난 다음에 남자 학생으로 환생을 하게 되면서 이제 일어나는 일들을 약간 동성애 코드로 그려지게 되는 거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처음에 우산으로 뛰어가는 장면도 이런 대사가 있잖아요. “나는 정말로 한눈에 반하는 사람은 믿지 않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고 나서 우산 속으로 뛰어들면서 “저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줄 수 있어요.” 한눈에 반하게 되는 걸 믿게 되는 거죠. 이런 것이 인연이다, 그리고 운명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호상 : 맞아요. 지금도 그 영상이 사랑에 대한 묘사할 때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아요. 

 

▶ 곽상원 : 예, 그렇죠. 여기 나온 대사들도 말의 멋과 말이 갖고 있는 느낌을 굉장히 잘 살렸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런 거 있잖아요. 대사 중에서 “태희씨한테 마법 걸었어요. 물건 집을 때 새끼손가락 펴지라고” 하는 대사가 있어요. 저희가 물건을 집을 때 자기도 모르게 새끼손가락이 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이제 실없이 웃는 장면들이 있고, 대사 중에서 “젓가락은 시옷 받침인데, 왜 숟가락은 디귿 받침인 거예요.”라고 실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이 대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게 되면 일상적이고 아주 평범한 대사들을 영화 안에서 미스터리한 어떤 스릴러적인 요소로 푸는 중요한 열쇠로 사용하기도 하죠. 이처럼 일상적인 대사를 운명의 도구로 사용하게 되면서 영화 시나리오가 굉장히 영리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주려고 했는데, 그런 사람이 생길 때마다 주려고 하니까 아깝더라. 하면서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얼굴을 새긴 라이터를 선물하는 장면도 있거든요. 그 당시에 라이터를 선물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진짜 사랑에게 라이터를 선물하는 전통 아닌 전통도 있었죠.

 

▷ 이호상 : 왜 숟가락만 디귿 받침이냐? 젓가락은 시옷 받침인데 이런 대사가 있었었군요.

 

▶ 곽상원 : 말씀하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젓가락은 대사 안에 이런 게 있거든요. “젓가락은 집으니까 시옷이고, 숟가락은 이렇게 퍼먹으니까 디귿이야.”라고 말도 안 되게 이병헌이 얘기를 해요. 그리고 그렇게 얘기를 하죠. “지금 그런 건 안 배워.”라며, “대학교 4학년쯤 가면 배우는 거야.”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어요. 왜 사이시옷에서 숟가락은 디귿으로 되는 거지라고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니까 한 술, 두 술 하는 술 단위에서 가락과 함께 결합하게 되면 리을이 디귿 받침으로 바뀌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숟가락만 디귿 받침이 있는 게 아니라 바느질과 고리가 합쳐진 반짇고리도 디귿받침입니다. 따지고 보면 뭔가를 한 술, 두 술 푸는 거니까 이병헌의 대답이 틀린 건 아니기도 합니다. 한 술 두 술은 뭔가 퍼내는 단위니까요.

 

▷ 이호상 : 예전에 국어 시험에 나왔던 반짇고리, 숟가락, 젓가락이 사이시옷, 또 발음 나는 대로 쓰시오. 이런 시험 문제가 생각이 나는데요. <번지 점프를 하다>는 24년 전에 나온 영화입니다. 이게 좀 저도 사실은 기억이 좀 희미합니다만 줄거리 좀 소개해 주시죠.

 

▶ 곽상원 :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린다면 젊은 날 인우의 역할은 이병헌이 했습니다. 인우는 여학생 태희를 만나게 되는데 태희는 이은주가 역할을 맡습니다. 인우와 태희는 운명같이 만나게 되고, 이런 대사를 하죠. “버스 정류장까지 우산을 씌어줄 수 있나요?”하면서 만나게 되며 둘은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죠.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지만 역시 사랑에서 갈라놓는 거는 죽음이 갈라놓게 됩니다. 태희의 죽음으로 인해 그렇게 시간이 17년 후로 지나고, 2000년 첫사랑을 가슴에 묻고 인우는 가정을 꾸려 평범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인우가 맡고 있던 반에 현빈이라는 학생이 들어오게 되는데 죽은 태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태희가 했던 말, 물병을 들 때 손가락을 펼치고, 휴대폰 벨소리도 태희가 가장 좋아했던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고, 심지어 태희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우는 태희가 현빈으로 탄생했다고 믿게 되고요. 옛 여자친구를 대하듯 태희를 대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고등학생 현빈도 이상하게 생각해요. 인우라는 선생님이 너무나 친근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현빈의 기억이 돌아오게 됩니다. 17년 전에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용산역에 향하게 되고 둘은 그렇게 영원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마지막을 향해 가게 됩니다. 마지막은 어떻게 되시는지는 많은 분이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영화를 보시고 다시 한번 확인하시는 걸 더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영화 속의 음악은 어떻습니까?

 

▶ 곽상원 : 들국화의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을 김연우가 부르게 됩니다. 영화가 끝날 때쯤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이 나오면 가슴이 촉촉해지면서 극장에서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보기 전에 음악을 한번 듣고 가는 것을 추천해 드리기도 하겠습니다.

 

▷ 이호상 : 지금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영화 아니겠습니까?

 

▶ 곽상원 : 맞습니다. 

 

▷ 이호상 : 요즘은 이런 무게감 있고 달달하면서도, 뭔가 묵직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화가 요즘 감성으로는 잘 없는 거 같아요. 

 

▶ 곽상원 : 생각해 보면 1998년부터 2001년도까지 나온 멜로 영화가 우리나라의 최고 멜로 영화가 많았어요. <번지 점프를 하다>,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하지만, 이제는 이런 멜로 영화가 흔치 않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멜로 영화는 보통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멜로 영화가 많은 거 같습니다.

 

▷ 이호상 : 오늘 소개해 주신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는 11월에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도록 하죠.

 

▶ 곽상원 : 고맙습니다. 

 

▷ 이호상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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