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여행스케치] - 김선권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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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현철 작성일2021.08.30 조회873회 댓글0건본문
□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 프로그램 : [청주BBS 충북저널 967 / 8월 26일(목) 08:30~08:54(24분)
□ 인터뷰 시간 : 08:38 ~ 08:52
[앵커]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앵커]
작가님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
봉긋 솟은 왕릉, 그 속에 숨 쉬는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말이산 고분군으로 가보겠습니다.
말이산고분군으로 가는 방법은 함안군청에서 올라가는 방법과 함안박물관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분군으로 향하는 길은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천천히 걷다보면 길 따라 봉긋하게 솟은 고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3~4기씩 또는 그 이상이 모여서 발길을 붙잡습니다. 1기만 덩그러니 놓였다면 심심하고 볼품없을 테지만, 여러 기가 모여 둥근 봉분이 중첩되니 그 풍경이 볼수록 신기하고 멋집니다.
불꽃같이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한반도의 타임캡슐입니다. 원시적인 선사시대부터 구석기, 신석기를 지나 부족국가 시대인 청동기 문화를 비롯하여 삼국 정립의 기틀이 된 철기시대에 이르는 한반도의 역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입니다.
[앵커]
아라가야라면 고대 왕국 6가야 중의 한 곳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
네 맞습니다. 가야는 한반도 남부의 낙동강, 남강, 황강과 남해안을 끼고 성장한 나라입니다. 삼한의 하나였던 변한에서 탄생한 가야는 성주의 성산가야, 고령의 대가야, 김해의 금관가야, 고성의 소가야, 진주의 고령가야 그리고 함안의 아라가야가 모여서 만들어진 연맹 국가입니다.
가야연맹은 낙동강 하류 지역의 기름진 평야를 바탕을 벼농사가 발달했으며, 품질 좋은 철을 생산해 중국과 왜(倭)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야는 통일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세력이 약해지면서 562년 신라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가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가야 문화권의 찬란한 역사와 전통은 경남 함안에 남아 있습니다.
[앵커]
말이산 고분군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아라가야 왕들의 고분인가요?
[김]
전체가 다 왕릉이라고 하기엔 고분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실제 봉토무덤은 37기입니다. 하지만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까지 합하면 100여 기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바람과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봉토가 침식되어 그 원형을 잃어버린 것까지 포함하면 1,000여 기 이상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1,000여 기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 그 규모가 상상 이상입니다. 그렇다면 왕릉이 아닌 무덤은 누구의 것인가요?
[김]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라가야인의 타임캡슐 말이산(末伊山)은 '머리산'의 소리음을 빌어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 즉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 무덤이 조성되어있는 고분군으로 약 500년간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고분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입니다.
[앵커]
왕릉과 귀족의 무덤이 같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봅니다.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되는데요.
[김]
그런데 좀 애매한 게, 현재 고대의 무덤 가운데 무령왕릉을 제외하고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진 무덤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왕릉이라고 알고 있던 고분이 왕릉이 아닌 귀족의 무덤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고대라고 하면~
[김]
예전엔 통일신라시대라고 했었죠. 지금은 발해와 통일신라를 합쳐서 남북국시대라고도 부르는데, 그때까지를 고대라고 합니다.
[앵커]
무령왕릉을 제외하고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진 무덤이 없다는 이야기는 좀 충격적입니다. 그동안 배워서 알고 있었던 것이 확실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네요.
[김]
그렇습니다. 누구의 능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오답시비 때문에 수능이나 공무원임용 등의 시험에 출제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말이산고분군은 가야시대의 고분군 중 최대 규모로써, 이곳에는 선사인의 무덤과 집터, 유물 조각들과 함께 고대 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이 묻혀있어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2013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회의에서 고대 가야를 대표하는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었고 세계문화유산 정식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그러니까 다음 달로 예정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인 현지실사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김]
그래야겠죠. 1호분부터 37호분까지 있는 말이산 고분 중에서, 2호분부터 12호분까지는 군청 뒤 언덕에 오밀조밀 모여있는데, 1호분과 13호분부터 37호분까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13호분부터 37호분까지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고분군을 거니는 기분은 문화유산 유적지를 도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고향 뒷동산을 거니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고분군을 둘러보고 바로 아래 있는 함안박물관까지 보시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박물관은 아라가야의 성립, 발전, 멸망의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래의 발굴조사를 통해 불꽃무늬토기, 수레바퀴모양토기 등 독특한 양식의 토기들과 쌍용문 둥근고리큰칼, 투구, 갑옷, 말갑옷 등 다양한 철기들을 출토되었는데 이를 통해 신라, 백제, 대가야 등과 함께 고대 한반도 남부를 호령하면서 '철의 왕국'으로 불리었던 아라가야의 우수한 문화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함안에 가면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요?
[김]
지난주에 이어서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특별한 음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버섯덮밥과 비빔밥입니다. 버섯덮밥은 유산슬 느낌 가득한 버섯찜을 고슬고슬한 밥에 올려줍니다.
아마도 타지인들이 경상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는 ‘과한 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너무 달고, 너무 맵고, 너무 짠 맛의 익숙하지 않음이 이유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간의 과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맛입니다. 약한 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기분 좋게 익숙한 맛입니다.
비빔밥은 기본으로 나온 콩나물밥에 향긋한 각종나물과 매콤하면서 찰진 고추장을 넣어 비벼주면 그리움 비빔밥이 완성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차려주는 비빔밥의 그 맛입니다.
□ 진행 : 이호상 기자
□ 프로그램 : [청주BBS 충북저널 967 / 8월 26일(목) 08:30~08:54(24분)
□ 인터뷰 시간 : 08:38 ~ 08:52
[앵커]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앵커]
작가님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
봉긋 솟은 왕릉, 그 속에 숨 쉬는 1,500년 전 아라가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말이산 고분군으로 가보겠습니다.
말이산고분군으로 가는 방법은 함안군청에서 올라가는 방법과 함안박물관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분군으로 향하는 길은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천천히 걷다보면 길 따라 봉긋하게 솟은 고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3~4기씩 또는 그 이상이 모여서 발길을 붙잡습니다. 1기만 덩그러니 놓였다면 심심하고 볼품없을 테지만, 여러 기가 모여 둥근 봉분이 중첩되니 그 풍경이 볼수록 신기하고 멋집니다.
불꽃같이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한반도의 타임캡슐입니다. 원시적인 선사시대부터 구석기, 신석기를 지나 부족국가 시대인 청동기 문화를 비롯하여 삼국 정립의 기틀이 된 철기시대에 이르는 한반도의 역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입니다.
[앵커]
아라가야라면 고대 왕국 6가야 중의 한 곳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
네 맞습니다. 가야는 한반도 남부의 낙동강, 남강, 황강과 남해안을 끼고 성장한 나라입니다. 삼한의 하나였던 변한에서 탄생한 가야는 성주의 성산가야, 고령의 대가야, 김해의 금관가야, 고성의 소가야, 진주의 고령가야 그리고 함안의 아라가야가 모여서 만들어진 연맹 국가입니다.
가야연맹은 낙동강 하류 지역의 기름진 평야를 바탕을 벼농사가 발달했으며, 품질 좋은 철을 생산해 중국과 왜(倭)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야는 통일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세력이 약해지면서 562년 신라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가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가야 문화권의 찬란한 역사와 전통은 경남 함안에 남아 있습니다.
[앵커]
말이산 고분군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아라가야 왕들의 고분인가요?
[김]
전체가 다 왕릉이라고 하기엔 고분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실제 봉토무덤은 37기입니다. 하지만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까지 합하면 100여 기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바람과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봉토가 침식되어 그 원형을 잃어버린 것까지 포함하면 1,000여 기 이상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1,000여 기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 그 규모가 상상 이상입니다. 그렇다면 왕릉이 아닌 무덤은 누구의 것인가요?
[김]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라가야인의 타임캡슐 말이산(末伊山)은 '머리산'의 소리음을 빌어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 즉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 무덤이 조성되어있는 고분군으로 약 500년간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고분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입니다.
[앵커]
왕릉과 귀족의 무덤이 같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봅니다.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되는데요.
[김]
그런데 좀 애매한 게, 현재 고대의 무덤 가운데 무령왕릉을 제외하고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진 무덤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왕릉이라고 알고 있던 고분이 왕릉이 아닌 귀족의 무덤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고대라고 하면~
[김]
예전엔 통일신라시대라고 했었죠. 지금은 발해와 통일신라를 합쳐서 남북국시대라고도 부르는데, 그때까지를 고대라고 합니다.
[앵커]
무령왕릉을 제외하고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진 무덤이 없다는 이야기는 좀 충격적입니다. 그동안 배워서 알고 있었던 것이 확실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네요.
[김]
그렇습니다. 누구의 능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오답시비 때문에 수능이나 공무원임용 등의 시험에 출제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말이산고분군은 가야시대의 고분군 중 최대 규모로써, 이곳에는 선사인의 무덤과 집터, 유물 조각들과 함께 고대 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이 묻혀있어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2013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회의에서 고대 가야를 대표하는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었고 세계문화유산 정식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그러니까 다음 달로 예정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인 현지실사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김]
그래야겠죠. 1호분부터 37호분까지 있는 말이산 고분 중에서, 2호분부터 12호분까지는 군청 뒤 언덕에 오밀조밀 모여있는데, 1호분과 13호분부터 37호분까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13호분부터 37호분까지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고분군을 거니는 기분은 문화유산 유적지를 도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고향 뒷동산을 거니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고분군을 둘러보고 바로 아래 있는 함안박물관까지 보시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박물관은 아라가야의 성립, 발전, 멸망의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래의 발굴조사를 통해 불꽃무늬토기, 수레바퀴모양토기 등 독특한 양식의 토기들과 쌍용문 둥근고리큰칼, 투구, 갑옷, 말갑옷 등 다양한 철기들을 출토되었는데 이를 통해 신라, 백제, 대가야 등과 함께 고대 한반도 남부를 호령하면서 '철의 왕국'으로 불리었던 아라가야의 우수한 문화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함안에 가면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요?
[김]
지난주에 이어서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특별한 음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버섯덮밥과 비빔밥입니다. 버섯덮밥은 유산슬 느낌 가득한 버섯찜을 고슬고슬한 밥에 올려줍니다.
아마도 타지인들이 경상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 이유는 ‘과한 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너무 달고, 너무 맵고, 너무 짠 맛의 익숙하지 않음이 이유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간의 과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맛입니다. 약한 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기분 좋게 익숙한 맛입니다.
비빔밥은 기본으로 나온 콩나물밥에 향긋한 각종나물과 매콤하면서 찰진 고추장을 넣어 비벼주면 그리움 비빔밥이 완성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차려주는 비빔밥의 그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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