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여행스케치] - 김선권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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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기자 작성일2021.07.22 조회1,041회 댓글0건본문
□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 프로그램 : [청주BBS 충북저널 967/ 7월 22일(목) 08:30~08:54(24분)
□ 인터뷰 시간 : 08:38 ~ 08:52
[앵커]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앵커]
작가님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
혹시라도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시다면 꼭 가보셨으면 하는 곳입니다. 제주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비자림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3월에 제주 사려니숲길을 소개해 드리면서 전쟁과 가난으로 피폐해졌던 제주도에, 속성수인 삼나무를 심어 녹화사업을 한 게 아쉽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있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평대리 비자림은 제주 고유 수종인 비자나무가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비자림은 경사가 거의 없는 길로 천천히 걸으며 숲속의 신비로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천년의 숲이라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비자림은 제주 고유 수종인 수고 7~14m에 이르는 500~800년생 비자나무 약 2,800여 그루가 밀집하여 자라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데 지름이 50~110cm에 이르는 거목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비자나무 자생지라고 합니다.
[앵커]
숲 자체가 천연기념물이군요. 이렇게 숲 자체가 천연기념물인 경우가 많이 있나요? 그리고 이런 천연기념물 숲을 이루고 있는 비자나무는 어떤 나무인지도 궁금합니다.
[김]
전라남도 장성군 백양사 비자나무 숲을 비롯한 몇 군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성 백양사 비자나무 숲이 제주 평대리 비자림보다 숲의 규모는 더 크지만, 비자나무의 키는 좀 작습니다.
제주도와 내장산 이남의 남부지방에서만 자란다는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하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나뭇잎의 모양은 주목과 흡사합니다. 잎 모양이 아닐 비(非)자를 닮아서 비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비자나무의 열매는 예로부터 구충제로 많이 쓰여왔고, 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속의 산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회복과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 건강 휴양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앵커]
비자림을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김]
비자림 탐방코스는 유모차, 휠체어 통행이 가능해서 신체적 약자도 관람이 가능한 A코스와 좀 더 길고 유모차, 휠체어 관람이 불가능한 B코스가 있습니다. 천천히 돌아본다면 A코스는 1시간 정도, B코스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탐방 전에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 꼭 들르셔야 합니다. 비자림 안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벼락 맞은 비자나무부터 긴 세월이 느껴지는 아름드리나무까지 다양한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으며, 비자림으로 들어가는 순간 숲속의 향기를 맡으며 힐링할 수 있습니다. 비자림 산책로는 숲이 우거져서 햇볕이 적당히 가려져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숲은 깊어지고 우거진 숲에서 나는 숲의 오묘한 향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좋게 합니다. 비자나무에서는 피톤치드와 비슷한 테르펜이라는 성분이 방출되는데, 이 성분은 주로 침엽수림에서 많이 나오는데, 방향, 살균, 살충 성분이 있고 우리의 자율신경을 자극하고 안정시킨다고 합니다.
[앵커]
평탄하고 시원한 그늘 숲길을 걷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상쾌함이 느껴집니다.
[김]
비자림 탐방로는 대부분 화산 송이 붉은 흙길입니다. 화산 송이는 화산 쇄설물로 알칼리성 세라믹이며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지하 천연자원이라고 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동굴처럼 보이는 곳이 나오는데, 천년의 숲, 비자림 숨골입니다. 숨골이란 동물의 뇌에서 생명 유지를 위해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 기관으로, 강이 없는 제주에서는 물이 가장 중요한 생활 자원이었기에 빗물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는 구멍을 제주어로 숨골이라고 했습니다.
숨골을 통해 지하로 스며든 빗물은 암석의 틈 사이를 통과하는 동안 점점 깨끗해져 "화산 암반수"가 되어 그 유명한 제주 생수가 되었습니다. 숨골 내부를 통과해 나오는 공기는 암석의 틈 사이를 지나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고 합니다.
[앵커]
얼마 전 울릉도와 밀양 얼음골을 소개해 주실 때도 이런 현상을 말씀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김]
그랬었죠. 이런 현상은 신비로운 자연현상을 넘어선 위대한 자연의 신비라고도 할만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연리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서로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연결되어 하나가 된 연리지는 오늘날 사랑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사실은 좀 다릅니다.
둘이 하나가 된 연리지는 서로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대부분의 상상과는 달리, 연리지가 되기 위해 서로 압박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긴 시간이 지나고 지나야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앵커]
잠깐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둘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 고통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사에도 아름답게 보이는 사랑의 이면에는 고통이 따르는 일도 있지 않을까요?
[김]
그렇네요. 항상 아름다운 사랑이면 좋겠지만 때로는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겪으며 사랑이 완성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연리지 맞은편에는 새천년 비자나무라는 거대한 비자나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00년 1월 1일, 새천년을 맞이한 즈믄해(밀레니엄)를 기념하여 새천년 비자나무로 명명된 천년 숲을 지켜 온 터줏대감입니다. 새천년의 상징 나무이자 건강과 화목, 행운을 이루게 하는 소원 나무이기도 합니다.
제주도 비자림 숲길은 오르막이 거의 없는 길이라 어르신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입니다. 주변 가볼만한 곳으로 다랑쉬오름, 돗오름,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등이 있습니다.
[앵커]
비자림에 가면 근처에서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 이런 것도 있을까요?
[김]
날씨도 더운데 물회 어떨까요? 평대리 비자림에서 10분 정도 차를 몰면 평대 해변에 이르는데요. 평대 해변에 전복물회를 잘하는 집이 있습니다. 일행 중에 찬 음식인 물회를 꺼리는 분이 계시더라도 전복회, 전복구이, 전복 돌솥밥, 전복뚝배기, 전복죽 등 전복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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