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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충북포커스] -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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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하 작성일2017.08.24 조회1,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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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충제 계란’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 유통되는 계란들은 안전하다”...이렇게 발표했는데요.
소비자들은 아직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계란, 먹어도 되는건지, 아니면 먹어면 안 되는건지... 김정하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먼저 살충제 계란 파동... 어떤 내용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의 진앙지는 네덜란드였습니다. 지난 7월 네덜란드의 식품안전위원회가 일부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을 발견한 겁니다. 이후 살충제 성분이 함유된 계란 수백만개가 유럽의 여러 국가들에서 발견됐습니다. 유럽에선 사람이 소비하는 식제품에 피프로닐을 사용하는 자체가 불법입니다. 이후 이 계란들은 전부 회수돼 폐기됐습니다.

[앵커]
그러다가 국내 산란계 농장의 계란에서도 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 14일이었죠.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장과 광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이 발견됐습니다. 이후 정부는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모두 52곳의 농장의 계란에서 기준치보다 높은 살충제 성분을 확인한 겁니다.

[앵커]
이후, 전국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가 금지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 1400여개 산란계 농가들은 15일부터 계란출하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전수조사를 위한 조치였는데요. 이 검사를 통해 52곳의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고 계란 출하 금지 조치를 받게 됐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것은 이들 농장들 중에 상당수가 ‘친환경 인증 농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농장에서 살충제가 기준치 보다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농장에선 아예 살충제가 나오면 안됐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살충제 계란 검사에서 맹독성 농약성분인 ‘DDT 성분’이 나온 농장도 있죠.

[기자]
지난 22일입니다. 경북 경산과 영천의 농장 2곳에서 DDT 성분이 검출된 것인데요. DDT는 아마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살충제로도 쓰이는 농약인데요. 이 농약은 독성이 너무 강해 미국에서는 지난 1973년 이후로 사용을 전면 금지해왔습니다.
특히 이 DDT를 흡입하거나 섭취하게 되면 간암이나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 농가 두 곳의 닭과 계란을 모두 폐기처분 했습니다.

[앵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이 충북에서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이미 농장이름이 여러 언론을 통해서 많이 나갔는데요. 음성군 생극면의 청운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보다 약 6배 많이 검출됐습니다. 계란 1kg 당 얼마의 농약이 들어있냐를 기준으로 삼는데요. 보통 0.01mg 정도가 기준이지만 이 농장에서는 0.06mg이 검출된거죠. 충북도는 일단 이 농장에 보관 중인 계란 30만개를 폐기처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유통되는 계란... 먹어도 되는 겁니까?

[기자]
지금 유통되는 계란들은 일단 모두 안전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농가들의 계란만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국내에서 발견된 살충제 계란들의 경우에도 일단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하루에 계란 수십 알을 먹는 정도만 아니라면 어느정도는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합니다.
충북도 신동앙 축산안전팀장님을 만나서 한번 직접 물어봤습니다.

[인서트]
충북도 신동앙 축산안전팀장
“ ”

신 팀장님의 말처럼 성인의 경우에는 인체유해성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닌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임산부나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미 유통된 계란 아니겠습니까?

[기자]
앞에서 이야기한 생극면의 산란계 농장의 경우만 한번 보겠습니다. 이 농장에서 키우는 닭은 13만 마리인데요. 이 닭들이 하루에 한 10만개의 알을 낳습니다.
이 산란계 농장이 살충제를 살포한 것은 지난 6월입니다. 또 계란유출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달 15일이었고요. 단순히 계산해보면 약 60일 동안 계란이 유통됐다는 건데요. 이미 유통된 계란 개수만 6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딱 한 군데의 사례만 살펴봐도 벌써 우리 국민들은 몇 달 전부터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계란을 먹어 왔다고 생각해볼 수 있죠.

[앵커]
충북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살충제 계란 회수율이 저조하다...이런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기자]
지금 회수가 되고 있는 계란들은 가장 최근에 유통된 계란들인데요. 이마저도 회수율은 20%도 안됩니다. 정부는 지난 21일에 ‘살충제 검출 달걀 유통 과정 추적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지금까지 문제가 된 농장의 계란 7백만개를 폐기처분했다고 하지만, 약 3천300만개의 계란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팔려 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벌써 우리 국민들이 살충제 계란을 ‘3천 300만개’나 먹었다...이런 얘기군요.
유통업계...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계란관련 제품의 평년과 대비해 일매출이 40% 급감했고, 롯데마트 역시 이번 주의 계란관련 제품 매출은 지난주와 대비해 45% 감소했습니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정부인증계란’이라는 점을 부곽시켜 마케팅에 나서는가 하면,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워 계란유통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또 계란을 많이 쓰는 빵 가게라든지, 음식점들도 고민이 많겠습니다.

[기자]
네, 대형마트에 이어 제과제빵업계도 비상입니다. 제과제빵점에서도 계란이 많이 들어간 빵들은 찾아볼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대왕카스테라 프렌차이즈점들 중에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아예 '임시휴업'을 붙여 놓고 문 닫은 곳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일부 음식점들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에 계란이 들어간 메뉴를 다른 메뉴로 대체하거나 계란을 빼고 음식을 만드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살충제 계란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 무엇입니까?

[기자]
밀집사육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뉴스로 보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산란계 농장에 가보면 A4용지 하나 크기에 닭들이 빼곡이 닭장 안에 갇혀 있습니다. 이렇게 닭들이 어깨를 맞대고 다닥다닥 붙어있다보니까 진드기가 발생하면 농장 안에 모든 닭들에게 진드기가 옮습니다. 그러면 농장주가 살충제를 쓰는 거죠. 그런데 너무 밀집해 있다보니까 이 진드기들이 살충제가 효과를 발휘하기도 전에 또 발생하고 또 발생하는 겁니다. 그래서 농장주들이 점점 더 강한 살충제를 찾고, 살충제 함유량을 높이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 사단이 난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밀집사육 방식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

[기자]
요즘 논의 되는 것은 ‘동물복지 농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고 있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인데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2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동물 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국가가 인증을 하고 인증 농장에 인증마크를 표시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앵커]
선뜻 와닿지는 않는데요. 산란계 농장을 좀 예로 들어서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산란계 농장의 경우에는 폐쇄형 케이지에 사육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본적으로 모든 닭은 편안하게 일어서고, 돌아서고, 날개를 뻗을 수 있는 공간에 있어야한다는 조건을 비롯해 각종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넓은 공간에 닭을 윤리적으로 사육 하고 소비를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이 인증마크를 보고 소비자들은 마음을 놓고 계란을 살 수 있게 되는 방식이죠.

[앵커]
좋은 제도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 사육을 하면 계란의 단가가 오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그런 지적이 나옵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이처럼 밀집사육을 하는 이유도 최소한의 공간을 활용해 최대한의 이윤을 내려는 것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농가들이 닭들을 방목해 키우거나 넓은 공간에서 키우면 당연하게도 계란의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아무런 문제도 없고 깨끗한 제품을 사먹겠다는 목소리도 있어서 이 부분은 조금 두고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유럽 등 여러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동물복지에 집중해오고 있는데 우리도 동물 복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런데요. 밀집사육도 문제였지만 정부의 허술한 관리 체계와 안일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류영진 식약처장이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데요. 친환경 인증농장이라고 정부가 인증을 해왔던 농장들 중 상당수에서 농약이 발견된 것도 그렇고,
그동안 식약처가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해 ‘국내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하는 등 틀린 정보를 언론에 전파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겁니다.

[앵커]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기자]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열고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국민들께 불안과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축산업 전반에 걸쳐 공장형 사육, 밀집·감금 사육 등 축산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식생활과 영양까지 책임지는 종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무위원들에게 “국가 식품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총리가 직접 챙겨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앵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 현재 일단락 된 건가요?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현재는 경북지역에서 DDT가 발견돼 이에 관련된 검사만 최종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단락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파동의 모든 과정을 기록한 백서를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겠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 식탁 먹거리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데 어떻게 보면 정부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관리 감독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정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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