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농협이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 상고한 정춘영 진천농협 조합장과 이사진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천농협 이사들은 최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정 조합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빠른 판결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진정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진천농협 이사진 12명과 대의원・전 조합장 등 14명은 탄원서를 통해 정 조합장이 향후 자신의 직위상실을 대비해 비정상적으로 농협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조합은 지난해 11월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보수를 50% 삭감, 경영책임자로서 고통을 감내해 모범 농협으로 만든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대법원) 사건 확정판결까지 자신의 조합장 보수를 전액 수령하기 위한 것이어서 결국 총회에서 부결 처리 됐다”고 이들은 꼬집었습니다.

이사진 등은 특히 “정 조합장이 자신과 과거 경쟁관계에 있던 현직 상임이사를 경질하고 자신의 동문인사를 후임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등 자신의 직위상실에 따른 조합 내 영향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역시 대의원 총회에서 압도적인 반대(77%)로 불신임 받았다”며 침체된 진천농협의 발전을 위해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지난달에는 진천농협 이사들이 ‘이사회’를 보이콧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진천농협이 연초, 정 조합장의 치적 등을 홍보하기 위해 2천700여 조합원들에게 보낸 홍보물이 문제가 됐습니다.

정 조합장의 사진과 함께 4페이지 분량의 홍보물에서 진천농협은 “농협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을 소상히 알리고, 투명한 경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회보를 발간했다”고 전제 한 뒤 “과거에 행해졌던 숨기는 정보, 감추는 결산, 부실하고 방만한 경영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히며 정 조합장의 치적을 홍보했습니다.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이 홍보물을 정 조합장 개인의 치적 홍보물로 평가절하하며 이같은 홍보물을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배경을 캐물었습니다.

이들은 특히 “과거 진천농협 경영진이 어떤 정보를 숨겼는지, 언제 결산을 감추었는지, 부실하고 방만 경영 실태를 공개하라”고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진 뒤 이사회는 무산 됐습니다.

한편 정춘영 조합장은 지난해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 등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 이호상기자